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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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10분째 걷는 중… 힘내세요’ 출근길 메시지

웨어러블워치 차고 보낸 하루 / 손목 위 진동 알람… 아침 잠 깨워줘 / 맥박 감지 센서로 ‘수면 점수’ 제공 / 오래 앉아 일했더니 ‘움직이세요’
손목 위에서 진동이 울린다. 아침 잠을 깨워주는 알람이다. 스마트폰 기상 알람과 손목 위 진동이 함께 울리니 출근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는 기분이다.

지난달 25일 웨어러블워치를 착용하고 취침한 뒤 맞이한 첫 아침은 ‘듀얼 알람’으로 시작됐다. 기상 후 스마트폰을 통해 수면 상태를 확인했다. 7시간7분 잤고 실제 수면시간은 6시간20분, 뒤척임 시간은 3시간10분이라고 표시됐다. 웨어러블워치에 장착된 맥박감지 센서가 밤 새 심장박동수를 파악해 수면점수를 내는 기능이다. 심장박동을 정확하게 체크한 것이 맞는지 의심이 생겼다.

옷을 챙겨입고 출근길에 올랐다. 지하철에서부터 회사로 걸어가는 길에 손목에 진동이 울렸다. 확인해 보니 화면은 녹색으로 변해있었고 ‘10분째 걷고 있으니 조금 더 힘내 걸어보라’는 메시지가 나왔다.

출근해서 오전 업무를 보고 있는데 다시 손목 위에서 진동이 울렸다. 너무 오래 앉아 있었으니 이제 좀 움직여 보라는 신호였다. 괜히 일어나 정수기로 향해 물 한 컵을 마셨다. 웨어러블워치에 ‘잘했어요’라는 표시가 나왔다.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섭취했다는 결과를 스마트폰에 입력할 경우 좀 더 효과적인 신체 분석을 제공해 준다. 하지만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기엔 다소 귀찮았다.

점심 미팅을 마치고 돌아왔다. 일에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다. 이때는 웨어러블워치를 잠시 풀어 두고 충전하기로 했다. 쓸데없는 알람이 울려 업무 흐름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시간에 알람 설정을 거부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리해야 할 일들을 마무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 남짓이었고, 이 사이 웨어러블워치는 100% 충전됐다.

어느덧 퇴근 시간. 지하철을 향해 걸어가는 동안 다시 ‘열심히 걷고 있다’는 알람이 울렸고 지하철 계단을 오르는 순간 진동이 울렸다. 목표로 한 6000보를 모두 걸었다는 메시지였다.

집에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달리기 앱을 실행시킨 뒤 몇 걸음 달려보기로 했다. 숨이 찰수록 심장박동수가 높게 표시됐다. 심장박동수를 정말 측정하는 게 맞느냐는 의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끝냈다. 시계를 확인하니 이날 1만3900보를 걸었고 13㎞를 움직였다는 정보가 제공됐다. 하루 웨어러블워치에 표시된 결과를 보니 다음날도 최소 이날만큼은 걸어야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게 됐다.

정필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