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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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골문 말고도 가족·동료 지키는 가슴 따뜻한 선수

2012년 대구 FC와 입단 계약하면서 후배들 위해 후원금 2000만원 쾌척
아내 사랑꾼, 딸 바보 아빠, 동료들에 공 돌리는 겸손한 인격
대학선수시절부터 솔선수범하고 배려심 깊은 선수 칭찬 자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맹활약하며 스타덤에 오른 골키퍼 조현우(26·대구 FC)가 가족사랑, 후배사랑, 모교사랑을 실천하는 따뜻한 인성의 소유자로 확인돼 국민적 관심이 더욱 뜨겁다.

28일 선문대에 따르면 조현우의 축구인생은 충남 아산에 있는 선문대학교 축구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0년 선문대 스포츠과학부에 입학한 그는 바로 선문대 축구부 주전 골키퍼로 발탁됐다. 선문대는 그해 전국춘계대학연맹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학축구 강팀의 면모를 계속 유지했다.

입학한 해부터 U-19, U-20 청소년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해마다 유니버시아드와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 대표로 활약했다. 선문대 선수로 뛰면서 골키퍼로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국내 프로축구 구단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2012년 대구 FC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조 선수의 따뜻한 인성은 이때 드러났다. 그는 계약금 가운데 2000만원을 축구부 후배들을 위해 사용해달라며 선문대에 기부했다. 이 후원금은 체육부 소속 학생들이 숙소 리모델링 등 선문대 축구부를 위해 사용됐다. 선문대는 조 선수의 후원금에 많은 학교 예산을 보태 축구부 전용 잔디구장과 합숙소 등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따뜻한 인성의 소유자 조현우는 아내 사랑꾼이자 딸 바보 아빠다.

2년 전 3년 연상의 아내 김희영 씨와 결혼한 조현우는 딸 하린(2)양이 있다. 조현우가 이번 월드컵에서 지구촌에 이름을 알리는 사이 아내 이희영씨는 ‘악플’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 기간 아내 이 씨는 SNS를 통해 남편을 응원했다. 이 씨가 보낸 영상 편지가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조현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남편·딸 하린 양과의 일상이 담긴 아내 이 씨의 인스타그램도 주목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이 씨의 외모 등을 지적하며 이 씨와 딸 하린 양에 대한 악플을 남겼다. 아내 이희영씨는 지난 22일 “아기가 나중에 글을 알게 되면 상처를 받을 것 같아, 수년간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지우게 됐다. 엄마의 마음으로 선택한 것이니 이해해 달라”고 알린 뒤 SNS 계정을 삭제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대한민국이 승리하자 조현우가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을 알고 있는 조현우는 27일 독일전이 끝난 뒤 인터뷰에서 "와이프한테 너무 고맙고, 주위 사람들은 다 안다. 와이프 고생하는 거"라며 네티즌들로부터 아내가 받았을 상처를 위로하고 감사와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결혼 전 자신의 프로통산 100경기 기념행사가 열린 대구 홈경기에서 수많은 팬 앞에서 프러포즈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 선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내가 한 것은 하나도 없고 정말로 선수들한테 박수 쳐주고 싶다. 앞에서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다. 그래서 막을 수 있었다. 내가 한 건 아무것도 없다. 밖에 있는 선수들까지 열심히 했다. 박수 쳐주고 싶다. 제가 아니라 (김)진현이 형이나 (김)승규형이 나가도 더 잘했을 것이다. 누가 뛰었든 잘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여 화제가 됐다.
선문대 축구부 시절 조현우 선수
조 선수의 지도교수였던 선문대 스포츠과학부 이형일 교수는 “늘 솔선수범하고 배려심 깊은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체육부에서 단연 눈에 띌 정도로 기량 높은 선수라서 그때부터 세계를 무대로 뛸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조현우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상대 슈팅 26개를 무실점으로 처리하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유효 슈팅 6개를 몸을 날려가며 막아낸 조현우는 FIFA가 선정한 이 날 경기 맨 오브 더 매치가 됐다. 조현우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유럽의 명문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는 스카우트 대상으로 떠올랐다.


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