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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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참새에 떡보시 하는 할머니… 전생에 인연 있었을까

참새들이 연신 드나드는 크지 않은 손에는 군데군데 검버섯이 피었고 주름이 꽤 져 있다. 서울 조계사 마당 가장자리 나무의자에 앉은 할머니가 참새들 배부르라고 부지런히 떡을 조금씩 떼고 있었다. 한 마리가 날아와 순식간에 떡을 가져간다. 또 한 마리가 날아와 가져간다. 또 또 또가 이어진다. 한참 동안 할머니의 보시가 계속된다. 어디 마음 둘 데 없던 할머니가 참새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발동한 게 아닐까? 혹 전생에, 아니면 전전생에 참새들과 할머니는 좋은 인연이지 않았을까? 떡 낚아채는 참새를 카메라에 담으며 별별 생각을 다 해본다. 줄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허정호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