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은 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워싱턴과 평양 간 핵 교착상태를 둘러싼 걱정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CNN방송도 북·미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이라면서 3차 정상회담 합의 시기에 주목했다.
문 대통령의 역할과 성과에 대한 주문도 쏟아지고 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3차 정상회담이 북·미 대화에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문 대통령 입장에서 매우 능숙한 외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북·미가 각자의 주장만 되풀이할 게 아니라 ‘핵 프로그램 신고·사찰’과 ‘평화협정을 위한 4자회담’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무기·시설을 완전히 신고하고 사찰을 허용하는 것과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가하는 4자회담 개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3차 정상회담의 성과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몇 달째 이어진 남북, 북·미 대화에도 북한의 태도 변화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과학자연맹(FAS)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안보와 경제 모두에 대해 완고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어느 쪽에서도 돌파구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미 간 중재자로서 북한에 혜택을 주면 국제사회의 제재 이행 의지가 약해진다”며 “문 대통령은 경제적 개입을 하지 말고 김정은에게 비핵화 조치를 분명히 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문 대통령의 이번 평양 방문이 북한 입장에서 체제 정당성을 주장하는 데 있어 ‘큰 선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1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맨 앞줄 왼쪽)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한국 국민에게 73주년 광복절 축하메시지를 전하면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FFVD 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그가 조만간 4차 방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하면 지난달 6∼7일에 이어 한 달여 만이다.
한편 북·미 양측은 지난 주말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 등의 문제는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14일 “그동안 미국과 북한은 실무적으로 지속적인 의사교환을 해왔다”며 “양측은 판문점 실무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주 중에도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추가로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판문점에서 북·미 실무회담이 시작됨에 따라 관계기관은 이번 주 내내 관광객들의 판문점 투어 일정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김예진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