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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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北, 9·9절 文대통령 참석 요청 안했다”

정상회담 날짜 논란 해명 나서/회담 일시 ‘9월 안’으로 정한 건/폼페이오 방북 등 北·美 변수 탓/김정은 애초 회담날짜 주지 않아/남북 “北·美 대화 후 택일” 동의
청와대는 전날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한이 자신들의 정권수립기념일인 9·9절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4일 춘추관에서 기자들에게 “팩트를 말하자면 (북측이) 9·9절 참석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택일하지 못하고 “9월 안에 연다”고만 매듭지은 전날 회담 결과에 대한 억측과 우려가 분분하자 청와대가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이다.
13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고위급회담 종결회의에서 조명균 통일부장관(맨 앞줄 왼쪽)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사진공동취재단
북측이 전날 회담에서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답례로 문 대통령 9·9절 참석을 요청해서 정상회담 일정 확정에 난항을 빚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북측은 건국기념행사에 문 대통령을 초청하려는 뜻은 애초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인 문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9·9절과 결부시켜 체제선전 수단으로 활용해 남측을 곤란케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8말 9초’에 열릴 것으로 관측됐던 평양 남북정상회담 날짜가 정해지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교착상태였던 북·미관계가 다시 움직이면서 북·미 협상에 연동될 수밖에 없는 남북정상회담에도 유동성이 생겨 일단 ‘9월 중 개최’로 여백을 남겨둔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북측 협상단은 결정권자인 김 위원장으로부터 회담날짜를 받아오지 않았기에 남측과 샅바싸움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