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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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두 개의 AI가 경쟁하며 성장 진화 [S 스토리]

AI 미술의 핵심 기술 ‘GAN’란
미술계에서 화제를 모은 인공지능(AI) 예술품들은 기계가 단순히 사람을 도와 작품을 만들던 것과 어떻게 다를까. 이미 붓과 물감 등 출력 재료를 놓고 사람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은 프린터의 개발과 동시에 가능한 일이 됐다. 실제로 필름카메라와 이를 인화하는 프린팅 기술의 발달은 수많은 초상화 작가들을 거리에 나앉게 하는 기술이기도 했다.

사람이 생각한 것을 그대로 출력해내는 것이 아니라 수식을 만든 사람조차 예상하지 못하는 작품을 기계가 만들어낸다는 데 큰 차이가 있다. 이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 기술로 가능해졌다. GAN은 이미 AI 연구분야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기술이다. GAN은 서로 다른 AI가 상호 경쟁을 통해 상호 성능을 개선하는 머신러닝 방법인데, ‘경쟁을 통한 성장’ 방식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GAN을 통하면 사람이 직접 인공지능을 지도학습할 필요가 없이 기계 스스로 학습을 할 수 있게 돼 학계에서는 높은 관심을 받았다.

AI 미술품을 가능하게 한 GAN에는 스스로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자(Generator)와 이미지를 감별하는 구분자(Discriminator)가 있다. 생성자는 현실과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고, 구분자는 생성자의 이미지가 진짜인지 감별한다. 생성자는 구분자를 속이도록, 구분자는 생성자가 만든 이미지를 더 잘 감별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돼 있다. 두 인공지능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더욱 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2014년 구글 리서치팀이 GAN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지 3년 만에 GAN 이론은 이미지 생성부터 편집, 변환, 복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AI로 그린 그림들 대부분에 바로 GAN 알고리즘이 사용됐다.

정선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