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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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나눠 쓸까’ 진화하는 공유경제 [S스토리]

집·자가용 넘어 지식까지 공유/ 집단소비로 경제 이득도 챙겨

서울 강남의 한 빌라. 김태연(36·작가)씨는 낯선 사람 둘과 함께 어울려 한집에 살고 있다. 지방에서 온 김씨는 그동안 5평 남짓한 원룸에서 생활했다. 침대와 부엌이 붙어 있을 정도로 좁은 방에서 답답하게 살았던 김씨는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을 모아 큰 집에서 살기로 작정하고 룸메이트를 구했다. 김씨는 이들과 TV와 소파, 냉장고 등의 물건을 함께 샀다. 관리비와 인터넷 등은 셋이 나눠서 지불한다. 김씨는 “셋이 내는 월세를 합치니 사는 곳은 네 배 이상 커진 느낌”이라며 “집을 공유하니 예전보다 적은 돈으로 더 쾌적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카페에서는 평소 독일어를 배우고 싶던 곽지은(32·회사원)씨와 한국어만큼 독일어가 편한 김모씨가 만나 함께 공부하고 있다. 곽씨는 ‘숨은 고수를 찾아준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김씨를 알게 됐다. 곽씨는 “독일어 학원은 직장에서 멀고 시간대도 맞지 않아 진입장벽이 높게만 느껴졌다”며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배우고 싶은 것을 가르쳐 준다는 사람이 있어 편하게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이 짭짤하다”며 “한국에서 쓸 일이 없는 독일어를 사용하니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이 전 세계 60개국의 3만명을 대상으로 공유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6%는 타인의 물건과 서비스를 공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설문 참여자의 68%는 공유경제에 참여해 자신이 가진 물건이나 지식을 공유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