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류의 차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인터넷 개인방송 채널과 SNS로 세계 각국 팬들과 한국어로 직접 소통하면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한류’ 시대를 열었다. 언론학자 홍석경은 “국내에서 메이저리그에 속하지 않더라도 인터넷과 공연을 통해 세계적 팬덤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방탄소년단이 직접 쓴 곡들이 청춘의 좌절감을 담아내면서도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호평받는다. 외국 비평가들은 ‘의식 있는 K팝 아티스트’의 등장에 환호한다.
방탄소년단은 올 들어 K팝의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영어가 아닌 외국어 앨범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에 한해 두 번이나 올랐다. 지난달 유엔총회 때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행사 연설에선 “여러분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해 전 세계 청소년들을 감동시켰다. 지난 주말에는 미국 뉴욕 시티필드 스타디움에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북미투어의 대미를 장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K팝 가수”라고 극찬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이 한류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화관문화훈장을 받는다. 이낙연 총리는 어제 한글날 경축식 축사에서 “세계의 젊은이들은 방탄소년단의 한글 노랫말을 받아 적고 함께 부른다”며 “정부는 자랑스러운 방탄소년단께 문화훈장을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훈장 수여는 요식 행위인 경우가 적지 않지만, 방탄소년단의 문화훈장은 격이 다르다. 자기만의 꿈을 꾸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완규 수석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