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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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항로표지·등명기 등 8900여점 소장

역사·생활상 볼 수있는 교육현장/디지털 체험공간 관광객에 ‘인기’
등대 문화예술 행사
등대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등대박물관은 연중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동해안의 명소다. 경북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 150번길 20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등대 전문박물관인 국립등대박물관은 1985년 2월 장기갑등대박물관으로 출발했다. 2002년 4월 국립등대박물관으로 재개관됐고 지난달 운영권이 해양수산부에서 한국항로표지기술원으로 이관됐다.

국립등대박물관은 2만3975㎡의 면적에 3개 전시관(유물관·등대역사관·체험관)과 야외전시장, 테마공원, 분수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는 등대 관련 항로표지 장비와 용품 등 8982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이 중 일반인이 평소 보기 힘든 등명기 80여점을 비롯해 모두 416점이 전시되고 있다. ‘등대의 생명’으로 불리는 등명기는 1900년대 초반 우리나라 등대에 설치됐던 대부분 100년 이상 된 유물들이다. 등명기는 보통 야간에 50㎞ 이상까지 빛을 비출 수 있어 캄캄한 바다를 항해하는 각종 선박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 내 유물관은 소장유물은 물론 디오라마, 모형, 사진, 영상 등 다양한 전시매체를 이용해 등대를 포함한 항로표지의 역사, 정보, 소장품 및 등대원 생활상 등을 전시하고 있다.

항로표지 역사관은 세계 최초의 등대인 파로스 등대를 비롯한 국내외 주요 유명 등대에 대한 연대기적 전시로 등대의 기원과 역사적 변천 과정을 디오라마, 사진, 3D 영상 등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체험관은 관람객이 직접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아날로그 체험공간(1층)과 첨단 정보기술(IT)을 응용한 디지털 체험공간(2층)으로 구성돼 있다.

국립등대박물관 내에는 호미곶등대도 있다. 26.4m 높이의 호미곶등대는 대한제국 융희 원년(1907년)에 일본 선박이 이곳 앞바다의 암초에 부딪혀 침몰한 것을 계기로 세워졌으며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벽돌로만 쌓았다.

국립등대박물관 전만희 학예사는 “사라져 가는 항로표지 유물을 보존할 필요성이 커져 박물관을 조성했다”며 “단순한 등대 관련 유물을 전시하는 데서 벗어나 해양문화와 항로표지를 연계하는 교육의 장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