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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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화성미색획정명(和聲美色獲情鳴)

“공자께서 이웃과 더불어 노래를 부르시다가 남이 잘 부르면 반드시 또 부르기를 부탁했고, 함께 불렀다(子與人歌而善 必使反之而後和之).”

공자가 사람들과 어울려 노래를 부르고, 잘 부르는 이에겐 앙코르를 청했다는 내용이다. ‘논어’에 소개돼 있다. 공자 같은 성인군자도 기쁠 땐 사람들과 같이 즐거워했고, 슬프면 안타까움을 표하고 사람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었음을 알게 한다. 물론 삶은 즐거워야 한다. 행복한 인생이다. 역사를 두고 인간들이 꿈꿔온 모습이다. ‘한서(漢書)’에 “인생은 무상하므로 즐겁게 노닐며 살아야 한다(人生行樂耳)”고 한 바는 상징적이다

그렇다. 문화예술은 인간의 원초적 본성을 나타낸다. ‘순자’가 문화예술에 대해 ‘치우침 없는 화해의 준거’로 인식해 중요성을 누차 강조했던 아유이기도 하다. 순자의 말이다. “음악 등 예술의 즐거움은 천하를 가지런히 하는 공구이며, 치우침 없는 화평의 요체이자, 사람의 정감에 없어선 안 된다(樂者 天下之大齊也 中和之紀也 人情之所必不免也).”

문화는 다양한 뜻을 지닌다. 서양에서 문화(culture)라는 말은 경작이나 재배 등을 뜻하는 라틴어(colore)에서 유래했다. 즉 문화란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이 작용을 가해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창조하는 일을 뜻한다.

여하튼 문화의 기능에서 본질은 사회 재생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 한 사회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삶의 양식과 상징체계를 습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른바 ‘문화영토론’도 성립한다. 지리적인 국경을 초월, 여러 나라가 K-팝 등 한류를 받아들여 한국문화가 뿌리내리면 우리 영토가 넓어지는 이치다.

백범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고 설파한 심정을 알 듯하다. 내일(20일)은 ‘문화의 날’이다. 한국인의 높은 감성지수가 세계인에게 큰 울림의 감동을 주길 기대한다. 장자는 말했지 않은가. “아름다운 소리와 색깔은 심신에 즐거움을 얻게 한다(和聲美色獲情鳴)”고.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和聲美色獲情鳴 : ‘아름다운 소리와 색깔은 심신에 즐거움을 준다’는 뜻.

和 화할 화, 聲 소리 성, 美 아름다울 미, 色 빛 색, 獲 얻을 획, 情 뜻 정, 鳴 울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