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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컨설팅그룹 지음/토트출판사/1만3000원 |
힘든 하루를 마치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왔다. 할 일은 많은데 꼼짝하기 싫다. 이때 누군가가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알아서 주문해 주고 휴가 계획도 잡아준다. 원하는 메뉴만 말하면 냉장고에 무슨 재료가 있고 없는지 파악해서 저녁 재료를 장 봐서 미리 집에 배달시켜 준다. 내가 자동차 운전하는 동안 누군가가 대신 항공사 콜센터에 연락해 항공표를 예약해 준다. 이제껏 이런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하지만 5년 안에 개인 디지털 비서를 갖게 될 것이다.
당신이 현재 65세 미만이라면 살아 있는 동안 ‘엄청난’ 경험을 할 것이다. 50세 미만이라면 130세 이상까지 살 확률이 높다. 당신이 30세 미만이라면 ‘수명탈출속도’에 올라타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22세기로 넘어가면서 컴퓨터 스토리지 어딘가에 바이트 단위가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너무 먼 이야기인가? 아니다. 생각보다 가까운 미래에 인간 삶과 산업구조를 뒤바꿔 놓을 4차 산업혁명 전 단계에 진입할 것이다. 지금 단계를 3차 산업혁명(정보통신혁명) 후기 정도로 일컫는 전문가도 있으나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될 즈음엔 본격적인 4차 산업혁명이 벌어질 것이다. 10년 전을 복기해 보면 지금 같은 디지털 세상을 상상이라도 해보았는가.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영화 같은 미래상이 생각보다 빠르게 현실이 될 것이다. 수년 내 달리는 자동차에서 핸들을 놓고 책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 안에서 음성기반 플랫폼을 시켜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거실 소파에서 놀고 있을 아이들을 살필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아논’에서처럼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이 연결된 네트워크 안에 살게 될 것이다. 앞으론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가 없어지고 서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의 미래,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저자들은 “기업들이 3년 뒤, 5년 뒤를 상상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이 책에서 힌트를 얻을 것”이라면서 “기업이 가야 할 변화에 대응해 고민하는 기업가,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단초를 줄 것”이라고 자신한다.
이 책 첫 부분은 인공지능 발달에 대한 설명이다. AI가 혁명(revolution)인지 진화(evolution)인지에 대한 분명한 설명을 비롯해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미래사회, 기업과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해 소개한다. 이어 저자들은 자율주행 분야가 번성할 것으로 내다본다. 자율주행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파괴적인 혁신이 될 것이다. 자율주행 시대, 무엇이 바뀌며 어떤 산업 분야가 성장할지 설명한다.
음성기반 플랫폼 부분에서는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최근 아마존이 ‘스피커’ 사업에 올인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이는 제 2스마트폰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집안과 차량 등 모든 공간이 컴퓨터화되며 디지털 개인비서가 대행할 것이다.
이어 블록체인 분야 설명이다. 저자들은 개미가 비트코인을 쫓고, 거인은 블록체인에 주목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비트코인은 무엇이고 블록체인은 무엇이며, 고칠 수도 지울 수도 없는 마법의 공동장부에 대해 소개한다.
5G 분야도 알기 쉽게 설명한다. 5G의 핵심요소인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융합현실(Merged Reality)의 특징과 현주소를 소개한다. 아울러 5G가 가져올 기회는 무엇이며, 새로운 현실을 맞이하는 기업들의 로드맵도 일부 소개된다. 결론 ‘애드테크’ 부분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그들의 왕국을 만들어낸 뒷얘기가 나온다. 디지털 광고 시대, 검색광고의 시작과 애드테크로의 진화, 애드테크 메커니즘, 수요자와 공급자의 니즈 분석 등도 소개된다.
삼성전자 강창진 부사장은 추천사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지만 이 책처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면서 “인공지능, 자율주행, 음성인식 플랫폼, 블록체인, 가상·증강·융합현실, 애드테크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기술’의 청사진을 보여준다”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