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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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폭행·방조 없다'던' 김창환, 녹취록서 "믿고 맡기면 패 죽여도 놔둬야 해"

 

10대 보이 그룹 더이스트라이트 멤버였던 이석철이 프로듀서 A 씨로부터의 상습 폭행을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창환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회장과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됐다.

이석철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간 미디어라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와 프로듀서에게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을 당해왔다고 주장하며 "K팝에서 아동학대와 인권 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회장은 폭행 사실을 알고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석철은 프로듀서 A 씨의 폭행과 김 회장의 폭언일지를 공개했다. 해당 일지에 의하면 더이스트라이더 멤버들은 데뷔 전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10여차례 폭행당했다. 

이석철의 기자회견 이후 거센 비난이 일어나자 이날 오후 김 회장은 입장문을 배포하고 지난 18일에 걸쳐 폭언은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폭행 방조도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단 한번도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으며, 멤버들을 가르치거나 훈계한 적은 있어도 폭언이나 폭행을 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라며 "직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와 더이스트라이트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제 부덕함을 통감하고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석철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1년 4개월 전 멤버들의 폭행 피해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처럼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라고 기자회견과 관련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제도 밝혔듯이 제가 지난 근 30년 동안 수많은 가수들을 발굴해오면서 단 한번도 폭행을 사주하거나 방조한 적이 없으며, 멤버들을 가르치거나 훈계한 적은 있어도 폭언이나 폭행을 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이석철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나 이후 2시간만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주요 포털 사이트 및 언론 매체등을 통해 김창환 회장의 폭언과 협박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김창환 회장이 이석철을 불러 "믿고 맡기면 패 죽여도 놔둬야 해. 연예인이라고 신문에 나와 봐라. 너희 설 땅이 없어 XX야. 누가 문제 있는 애를 XX 데려가. 판을 키우면 안 돼, 판을 키우면 너희 엄마 아빠가 더 괴로워. 지금의 10배는 더 괴로워"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김창환 회장이 폭언과 폭행을 방조했다는 의혹을 거듭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협박조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사건은 더욱 확장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6인조 10대 밴드인 더이스트라이트는 2016년 'Holla'로 데뷔했다. 이은성(보컬), 정사강(보컬, 기타), 이우진(보컬, 피아노), 이석철(드럼, DJ), 이승현(베이스), 김준욱(기타)이 멤버로 있으며, 평균 나이는 17세다. 

김창환 회장은 1990년대 김건모, 박미경, 클론 등을 배출한 유명 작곡가 겸 음반제작자로 엠넷 '프로듀스 101' 시즌 1 대표곡 '픽 미'(Pick Me) 작곡에도 참여했다. 현재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JTBC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