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PC방 살인사건’ 국민분노 폭발했나…청원 최단기간 70만명 돌파

[이슈톡톡] PC방 살인사건 파문 확산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 PC방 앞에 흉기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아르바이트생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져 있다.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피살사건과 관련 피의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 수가 3일 만에 70만명을 돌파하는 등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 게시판이 열린 이래 최단 기간 최다 청원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돼 국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강력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범인의 형량을 낮춰주는 ‘심신미약 감경’에 대한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청원, 3일 만에 70만명 돌파 “분노 폭발”

20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17일 올라온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처벌 국민청원 참여자 수는 청원 3일만인 20일 오후 8시쯤 70만명을 넘어섰다.

청원 참여 인원은 청원 하루 만에 20만명을 넘어섰고, 이틀만에 40만명을 넘어선 뒤 3일 만인 20일 7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현재 청원 목록 중 최다 추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3일 동안 청원 참여자수 규모에서도 최다를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역대 최다 참여자수를 기록한 청원글은 지난 7월13일 게시된 ‘제주도 불법 난민 신청 문제에 따른 난민법, 무사증 입국, 난민 신청허가 폐지/개헌 청원합니다’로 71만명을 기록했다.

아직 역대 최다 참여자수(71만여명)를 기록한 청원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지만, 지금같은 기세라면 조만간 역대 최다 참여자수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할 경우 한 달 내에 관련 수석비서관이나 정부 부처가 직접 답변하고 있다. 
피해자 신모씨 아버지 인터뷰. JTBC 캡처

◆“세상이 너무 무서워...심신미약 이유로 감형 안돼”

청원인은 지난 17일 피의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글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를 올렸다.

청원인은 글에서 “21세의 알바생이 불친절했다는 이유로 손님이 흉기로 수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당했다”며 “피의자 가족들의 말에 의하면 피의자는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스를 보며 어린 학생이 너무 불쌍했고, 또 심신미약 이유로 감형되려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 아이가 너무 놀라워하며 이야기를 한다”며 “자기가 아는 형이라고...모델 준비하며 고등학교 때도 자기가 돈 벌어야 한다며 알바 여러 개 하고, 그러면서도 매일 모델수업 받으러 다닌 성실한 형이라고 합니다. 키도 크고 성격도 좋아서 성공할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냐며...서로 경쟁자일 수도 있는데, 자신도 고등학생이면서 더 어린 동생들 잘 챙겨 주던 고마운 형이라며 너무 슬퍼한다”라고 전했다.

청원인은 “피의자 말만 듣고, 그 학생이 불친절해서 마치 원인 제공한 것처럼 나온 뉴스에도 화가 난다”며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며 피해자가 내 가족, 나 자신 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언제까지 우울증, 정신질환, 심신미약 이런 단어들로 처벌이 약해져야 합니까”라며 “

나쁜 마음 먹으면 우울증 약 처방받고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습니다. 심신미약의 이유로 감형되거나 집행유예가 될 수 있으니까요. 지금보다 더 강력하게 처벌하면 안될까요?”라고 되물었다.

청원인은 그러면서 “세상이 무서워도 너무 무섭다”며 “자신의 꿈을 위해 어릴 때부터 성실하게 살아온 젊은 영혼이 하늘에서 편히 쉴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끝맺었다.

◆시비에서 비롯, 잔인 살인으로…경찰 대응 두고 논란

사건은 지난 14일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는 손님 김모(30)씨가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 사이에 서비스 불만과 요금 환불 문제로 PC방에서 시비가 붙으면서 시작됐다.

시비에 따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다툼을 말리고 철수했지만, 김씨는 집에서 흉기를 가져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신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하고 우발적인 살인사건으로 보였지만 온라인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경찰의 미흡한 대응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한 언론은 현장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를 공개하며 김씨의 동생이 아르바이트생의 팔을 붙잡는 등 범행을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의혹이 커지자 경찰은 해명에 나섰다. 경찰은 전체 CCTV 화면과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폈을 때 동생이 범행을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체적인 CCTV 영상을 분석해보면 동생이 흉기를 휘두르는 형의 몸을 끌어당기는 등 동생이 형의 범행을 도왔다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다수 발견된다는 것이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