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마다 '유해' 기준 달라… 애매모호한 표준 합의 어려워" [S스토리]

혐오표현을 담은 동영상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유튜브 동영상에 대한 규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수단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법리적 한계는 물론 글로벌 기업이 정책 결정권을 모두 쥐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유진희 MCN협회 사무국장이 유튜브 동영상을 규제하면 양질의 콘텐츠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동영상 제작자)의 실정에 정통한 유진희(사진) 한국 MCN(멀티채널네트워크)협회 사무국장은 2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대두하는 유튜브 영상 규제와 관련해 “세계 표준과 지역 표준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 국장은 “유튜브를 규제한다면 양질의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용자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민간 사업자의 경제활동을 국가가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규제는 실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미국의 유튜브 본사에서 정한 표준 정책으로는 각 국가 간 문화 차이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빨간색’이라는 같은 색을 볼 때 미국에서는 ‘폭력이나 총기’를 연상하고, 중국에선 ‘길(吉)함’을 떠올린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미국 기준으로 유튜브에서 빨간색이 들어간 영상을 검열하게 되면 중국에서는 정상적인 영상도 차단될 수 있는 식이다. (중국에선 공식적으로는 유튜브를 사용할 수 없다) 그는 “국가마다 유해하다고 생각하는 영상이 다른 만큼 각자의 표준을 잘 조화시키는 일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많은 관심을 나타낸 ‘가짜뉴스’ 규제방안에 대해 유 국장은 “법리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많은 법률가가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유튜브로 오고 가는 정보에 대해서도 이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 부분에서는 누군가에게는 허위사실인 정보가 누군가에게는 정당한 의혹 제기일 수 있는 만큼 규제에서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유튜브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내 다른 동영상 플랫폼에 비해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점은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국장은 “인터넷 실명제 이슈와 더불어 국내 각종 규제문제의 중심에 있던 판도라TV, 아프리카TV와 달리 유튜브는 해외사업자로서 국내 규제문제를 피해간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내사업자와 해외사업자 간 형평성을 고려하는 규제방안을 내놓는 것이 앞으로 당국이 풀어야 할 숙제라는 점을 시사했다.

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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