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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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계 성폭행 폭로 일파만파…라커룸서 범행 불가능? 여준형 "폐쇄적 구조" 반박

심석희의 용기있는 고발을 계기로 빙상계 현역 선수들의 추가 성폭행 피해 폭로 자회견이 나올 예정이다. 뉴시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오른쪽) 성폭행 피해 고백을 시작으로, 빙상계 성폭행 폭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심석희는 지난달 17일 '조재범(왼쪽) 전 코치에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심석희가 만 17세였던 2014년 여름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성폭행 피해가 계속됐으며, 국제대회를 전후로 집중 훈련을 하던 기간에도 피해를 봤다는 증언이 포함됐다.

서울 태릉과 충북 진천의 선수촌, 서울 소재 한국체육대 빙상장 라커룸 등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재범 전 코치의 법률 대리인은 9일 연합뉴스에 "절대 성폭력을 한 적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또 심석희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입증할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고 했다. 심석희가 성폭행을 당한 장소라고 지목한 곳은 성범죄 자체가 일어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젊은빙상인연대 대표인 여준형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라커룸의 폐쇄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선수촌 자체가 일반인들이 출입하기 굉장히 어려운 구조다. 팀 라커룸 자체도 밖에서 들여다본다고 보이지 않다. 또 그 안에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자그마한 방이 따로 있다"고 폐쇄성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심석희가 지목한 한국체육대 빙상장 라커룸에 대해서는 "가끔가다가 커튼도 쳐가지고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도 훈련을 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조재범 전 코치 측이 빙상장 라커룸에서는 성폭행 피해가 발생할 수 없다는 주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또 여준형 전 코치는 빙상계 폭행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지도자의 권력이 너무 세다 보니까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 대부분 징계를 보면 다시 코치가 징계를 받고 다시 현장에 복귀할 수 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역 선수 5~6명이 조재범 전 코치가 아닌 다른 코치들을 지목하며 성폭행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중 2명이 폭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성년자 시절 일어난 피해 사실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젊은빙상인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심석희 선수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빙상계 실세 세력들에게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에 시달려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석희의 용기있는 고발을 계기로 피해 사실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누리 온라인 뉴스 기자 han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