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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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장수’ 신세 된 EDM 페스티벌

대관 못하는 ‘성지’ 잠실 떠나 대이동 /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 과천 서울랜드서 6월1일 개최…대중교통 이용 접근성 뛰어나 / 스타디움 - 난지한강공원서 6월29일 진행…넓은 공간… 5각형 무대서 선봬 / 울트라 코리아 - 새로 옮길 ‘둥지’놓고 인천 저울질…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1순위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WORLD DJ FESTIVAL), 스타디움(5TADIUM), 울트라 코리아(UMF KOREA) 등 국내 EDM 페스티벌을 대표하는 3대 강자들이 보따리장수 신세가 됐다. EDM 성지로 불리며 해마다 EDM 페스티벌을 개최하던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을 올해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스타디움(사진), 울트라 코리아 등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무대로 활용했던 EDM 페스티벌이 보따리장수처럼 개최지를 찾아 동분서주하고 있다.
주최측 제공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는 오는 10월 4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준비로 현재 대관이 불가능하다. 해당 내용<세계일보 2018년 7월 16일자 18면 보도 참조>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EDM 페스티벌 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에 3대 페스티벌은 지난해 6∼7월 각자의 페스티벌을 종료한 직후 새로운 공연 장소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이다. 새해가 되자마자 개최 소식을 알렸다. 주최 측은 경기 과천 서울랜드에서 올해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지난 3일 공개했다. 페스티벌 개최일은 6월 1일과 2일이다. BEPC 탄젠트는 “EDM 페스티벌의 대표 제작사인 BEPC 탄젠트의 모든 역량을 투입해 올해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을 선보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은 서울랜드, 스타디움은 난지한강공원에서 올해 페스티벌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울트라 코리아(사진)는 인천 지역에서 장소를 물색 중이다.
주최측 제공
페스티벌 무대는 서울랜드 안쪽에 설치될 예정이다. 현재까지 라바눈썰매장과 주차장이 위치한 서울랜드 좌측 하단이 유력하다. 주최 측이 서울랜드를 개최지로 선정한 데에는 뛰어난 서울과의 접근성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서울랜드는 지하철 4호선과 다양한 버스 노선 등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이 용이하다. 또한 테마파크라는 높은 인지도, 다양한 시설과 구조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두드러진다.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과 서울랜드 측은 향후 페스티벌 참가자가 서울랜드의 놀이시설도 즐길 수 있는 결합상품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스타디움이 두 번째 주자로 새로운 개최지를 발표했다. 스타디움은 지난 7일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서울 난지한강공원 젊음의광장에서 오는 6월 29일, 30일 이틀간 진행한다고 밝혔다.

스타디움 관계자는 “페스티벌 후보지로 서울랜드도 검토해 봤지만, 충분한 공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며 “난지한강공원에는 넉넉한 공간이 있고, 서울에 위치해 올해 개최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19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 포스터.
스타디움은 5개 무대를 서로 연결해 오각형의 페스티벌 공간을 구성한다. DJ들은 무대를 돌아가면서 공연을 펼친다. 관객들은 오각형 공간 안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페스티벌을 즐긴다. 오각형 모양의 공간은 스타디움만의 특징이다. 스타디움(5TARDIUM)에 ‘S’ 대신 ‘5’가 사용되고, 심벌이 오각형을 띈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스타디움은 오각형 공간을 유지해야 한다. 일정한 규모가 필수적이다. 서울랜드 주차장이나 라바눈썰매장 부지로는 부족하다. 난지한강공원은 강변 평지라서 가능하다.

한편 스타디움은 올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틀간 10명의 뮤지션이 무대를 꾸민다. 1차 라인업으로 세드 더 스카이, 데런 스타일스, 사사사스, 마르커스 슐츠 등 4명을 공개했다.

울트라 코리아도 둥지를 옮긴다. 지난 2012년 이후 매년 6월 초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페스티벌을 열어왔지만 지금은 새로운 개최지로 인천을 검토하고 있다. 울트라 코리아 관계자는 “장소에 대해 계속 내부 논의 중”이라며 “인천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이 1순위다. 인천에서 울트라 코리아 규모의 대형 페스티벌을 진행할 수 있는 곳은 문학경기장 주경기장과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뿐이다. 하지만 문학경기장은 2017년부터 해마다 월드클럽돔 코리아가 개최되고 있어서, 울트라 코리아까지 열리기엔 무리일 것이라는 전망이 앞선다. 남은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은 2014년 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설립된 곳으로, 인천지역 내 최대 규모의 스포츠 시설이다. 지난해 8월 싸이 흠뻑쇼가 진행되는 등 인천시에서도 주경기장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봤을 때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이 유력하다는 설명이다.

한 페스티벌 업계 관계자는 “울트라 코리아가 인천으로 간다는 소문은 이미 널리 퍼졌다”며 “문학경기장이나 인천아시아드일 텐데, 월드클럽돔이 열리는 문학은 가능성이 적다”고 단언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