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경제가 삐걱거리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에 달하는 최대 시장이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넷판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수출 1번지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목표치인 7.5%에 훨씬 못 미치는 6.5%에 머물렀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4일 올해 중국의 경제 둔화에 대응해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공식석상에서 경기 부양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했다. 중국 허베이(河北)성에서는 경기 하강을 막고 내수 진작을 위해 주말을 2.5일로 늘려 소비를 활성화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6% 안팎으로 28년 만에 최저치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정부 내부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 8일 ‘세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6월 전망한 3.0%에서 0.1%포인트 낮춘 2.9%로 제시한 가운데 글로벌 경기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 경제는 올해 성장률 하향 압력이 커지고 있다. 우리 경제를 주도한 반도체 경기가 지난해 말부터 꺾인 것으로 나타난 데다 내수와 투자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애초에 우리 경제가 올해 2.5% 성장할 것으로 봤다”면서 “중국 경제 둔화 우려에 미국 경기도 낙관할 수 없는 현재로선 2.5%에서 더 낮춰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