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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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가는 류허 中 부총리… 무역전쟁 종식 기대감

美의 30·31일 방미 초청 수락/재무장관·USTR 대표와 협상/차관급협상 순조롭게 진행돼/中, 곡물 등 美요구 상당 수용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미국 측의 방미 초청을 수락해 오는 30∼31일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지난주 베이징(北京) 차관급 협상에 이어 양국이 곧바로 격을 높여 협상에 다시 돌입함에 따라 무역전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CMP에 따르면 류 부총리는 방미 기간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무역협상 종식을 위한 협상을 벌인다. 앞서 차관급 협상에서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제거, 금융분야 외국인 투자자 지분 제한 완화, 미국산 곡물·에너지 대규모 수입 확대 등 분야에서 미국 측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관급 협상에 이은 류 부총리의 방미 자체가 양국 간 무역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니콜라스 라디 선임연구원은 “양국 간 대화가 긍정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가장 최고의 시나리오는 중국이 제시한 양보안을 미국이 모두 받아들이고, 대신 고율의 관세 부과를 일정기간 유예해 중국이 약속을 이행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도 양국 간 무역분쟁의 완전한 타결은 어려울 것이며 이후에도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최대 쟁점인 지식재산권, 강압적인 기술이전, ‘중국제조 2025’와 관련된 국유기업 보조금 지급 등 첨예한 현안은 여전히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미 공화당 척 그래슬리 상원의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는 미국의 대중 무역협상 책임자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의 언급을 전하기도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이 같은 지적은 중국의 적극적인 협상 태도와 적지 않은 양보에도 불구하고 기술이전 강요, 국유기업 보조금 지금 문제 등 핵심 쟁점에서는 여전히 양국 간 간극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토미 우 선임 연구원은 “류 부총리의 방중이 긍정적인 기대를 끌어 올리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양국 간 합의 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단기간에 쉽게 합의될 문제가 아니다. 3월 1일 전까지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