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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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라더니… 전두환 골프 논란

투병 이유 5·18 재판 출석 거부/ 작년 4월 골프장 목격담 나와/“지난달도 이순자씨와 라운딩”/ 여야 정치권 “국민들 충격” 비난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8·사진) 전 대통령이 작년 8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첫 형사재판 출석을 거부한 가운데 같은 해 4월 골프를 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도 전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한 언론이 보도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불구속기소됐다. 이후 광주지법은 작년 8월27일 첫 재판을 열었으나,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지난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 측 민정기 전 비서관은 한 언론과 통화에서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쳤는지는) 모르겠다. 일상생활 일정을 알지도 못한다”면서 “알츠하이머가 누워 있는 병도 아니고 원래 신체는 건강하시니까 일상생활이나 신체 활동을 하시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순자 여사가 식사, 골프, 여행을 같이하는 친목 모임이 두세 개 있는데 이 여사가 가끔 식사 초대 모임이나 골프 모임을 갈 때 (전 전 대통령도) 같이 가시는 것 같다”며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도 골프장은 사장 부인이 이 여사와 모임을 같이하는 멤버라고 하고, 전에 골프 모임을 같이 했던 사이로 안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무렵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지자, 여야 정치권은 논평을 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를 지켜본 국민은 큰 충격을 넘어 전 전 대통령이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춘천=박연직 선임기자 repo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