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나도 영상이나 한 번 찍어볼까? 한번 해보자, 돈도 벌고 [S 스토리]

작년 11월 기준 ‘유튜브’ 사용시간 317억분 / 한명당 평균 일주일에 4시간 가량 이용한셈 / 사전제작 영상 업로드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 / 검색기능으로 원하는 콘텐츠 선별 시청 가능 / 전세계인이 사용… 효율적 홍보수단 급부상 / 전세계인이 사용… 효율적 홍보수단 급부상 / 글로벌 스타로 뜬 BTS가 가장 대표적 사례 / 진입장벽 낮고 광고 수익도 창출 갈수록 인기 / 무분별한 정보 범람 등 부작용은 '양날의 검'

◆너도나도 1인방송… 유튜브 전성시대

18일 오후 4시 현재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1467만명, 가수 ‘싸이’ 1252만명, ‘제이플라’(J.Fla·본명 김정화) 1069만명.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다.

방탄소년단은 유튜브 채널 ‘방탄티브이’(BANGTANTV)를 2012년 12월 16일 개설했다. 싸이는 2010년 10월 3일 ‘오피셜싸이’(officialpsy)를 열었다. 제이플라는 ‘제이플라뮤직’(JFlaMusic)이란 이름으로 2011년 8월 22일부터 활동 중이다.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에 신드롬을 일으켰고, 싸이는 1억뷰 세계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반 유튜버(유튜브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제작자) 제이플라는 특별한 이력을 내세울 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톱스타들과 대등한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제이플라가 방탄소년단이나 싸이에게 밀리지 않는 영향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 유튜브(YouTube)가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연예인, 정치인, 전문직 종사자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제이플라는 유튜브를 통해 팬들을 만난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화해낸 영상이나 자신의 노래 부르는 모습을 매주 정해진 날짜에 맞춰 유튜브에 올린다. 이를 공유한 영상이 213개나 된다. 방탄소년단은 128개, 싸이는 95개다. 제이플라는 연간 26.6개를 공유하는 반면, 방탄소년단은 21.3개, 싸이는 10.5개를 공유하고 있다. 제이플라는 대형기획사나 방송사 등의 힘을 얻지 않고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적인 인기는 물론이고, 막대한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그의 연간 수익은 최대 2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은 유튜브가 장악했다. 한 분석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의 60%가 유튜브를 이용했다. 바야흐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이러한 유튜브의 강점 때문에 연예인은 물론이고 정치인들까지 제작자로 나서고 있다. 여기에 의사, 기자, 투자분석가 등 전문직까지 유튜브 채널을 개설, 소통하고 있다.

유튜브가 광범위한 인기를 끈 데에는 손쉬운 접근성이 큰 몫을 했다. 유튜브 이용에는 별도 계정이 필요 없다. 돈도 들지 않는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데 계정만 만들면 된다. 영상 제작·편집 능력만 있으면, 어떤 영상이든 가능하다.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 쉽게 콘텐츠를 제작, 공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기 콘텐츠는 덤으로 수익도 올릴 수 있다. 콘텐츠를 보기 전에 나오는 광고의 수수료를 일부 받기 때문이다. 여기서 ‘일부’는 적은 돈이 아니다. 유명 유튜버는 매년 수십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나도 영상이나 한 번 찍어볼까?

지난해 11월 기준 ‘유튜브’ 사용자 수는 3112만명이다. 애플리케이션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 2일 발표한 ‘국내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편집기 앱 사용시간 및 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사용시간은 총 317억분이었다. 모든 앱 사용 시간인 369억분 중 86%를 차지한다. 한국 국민(5181만1167명)의 60%가 유튜브를 이용한 셈이다. 1인당 일주일 이용 시간은 평균 4시간이었다. 2위는 ‘아프리카TV’였다. 1위와 2위의 격차는 압도적이다. 아프리카TV의 사용자 수는 215만명으로 이용 시간은 11억분이다. 아프리카TV 동영상 카테고리 점유율은 3%였다. 3위는 ‘MX 플레이어’로 점유율 2%, 사용시간은 6억9000만분이었다. 이 밖에 ‘옥수수’, ‘틱톡’, ‘비디오포털’, ‘네이버TV’ 순이었다.

이는 와이즈앱이 전국 2만7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표본조사한 결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 유튜브는 모든 사람의 관심권에 들어왔다. 1인 미디어 제작자 위주에서 연예인, 정치인, 의사, 기자, 투자분석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유튜브 진출을 노리고 있다.

유튜브는 아프리카TV와 같은 실시간 개인방송 서비스 플랫폼과 차별성이 두드러진다. 실시간 방송할 수 있으면서도, 사전 제작·편집 영상을 올려놓을 수 있다. 실시간 카메라 앞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몹시 매력적이다. 제작자들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검색기능이 더해져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선별해서 볼 수 있다.
게다가 유튜브는 전 세계적이다.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직업인에게는 큰 이점이다. 연예인들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산다. 특히 가수는 자신들이 부른 노래가 많은 사람에게 들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유튜브는 최상의 홍보 수단이다. 신곡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팬들이 알아서 노래를 검색해 듣는다. 반응도 실시간 댓글로 보여준다. 일부 팬들은 신곡을 듣고 난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린다. 이 영상은 또다시 그 가수와 신곡을 홍보하는 데 사용된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인기 요인 중 하나가 유튜브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가수 못지않은 인기를 얻는 일반인도 있다. 천만유튜버라 불리는 ‘제이플라’(J.Fla·본명 김정화)가 대표적이다. 그는 2011년 8월 22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후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커버해 부른 영상을 공유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특히 2016년 찰리 푸스의 ‘위 돈트 토크 에니모어’(We don’t talk anymore) 커버 영상이 폭발적 인기를 누려 화제가 됐다. 현재 그의 영상을 구독하는 사람들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연간 수익만 수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카카오엠의 해외 마케팅 채널 ‘원더케이’(1theK)도 유튜브에서 최고 강자 중 하나다. ‘원더케이’는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유튜브에 유통시키는 채널이다. 현재 구독자는 1400만명을 넘어섰다. 방탄소년단은 원더케이를 통해 글로벌 팬들에게 노래를 알려왔다. 원더케이에는 우주소녀, 여자친구, 에이핑크, 펀치, 원어스 등 다양한 K팝 가수들의 뮤직비디오가 올라와 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최근 정계 인사들도 유튜버 대열에 합류했다. 팟캐스트,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했던 정치인들이 이제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18일 현재 구독자 수가 제일 많은 정치인 참여 유튜브 채널은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이다. 63만명을 넘어섰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매주 금요일 자정 업로드한다.

여기에 대항하는 보수진영의 정치인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로, ‘TV홍카콜라’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수는 30만명을 넘었다. 시사 문제를 간명하게 설명하는 ‘뉴스콕’과 복잡한 현안을 해설하는 ‘홍크나이트’ 등이 준비돼 있다. 이 밖에 고성국TV, 조갑제TV, 김용민TV 등 다양한 정치인들의 유튜브 채널이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유튜브 채널도 늘고 있다. 이들은 전문 지식과 공신력을 내세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전문의 세 명이 함께 만든 유튜브 채널 ‘닥터프렌즈’는 최근 구독자 10만명을 넘어섰다. ‘의사들이 분석한 의학드라마’ ‘의사들이 추천하는 해장법’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통해 인기를 얻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홍춘욱의 경제강의노트’를 운영 중이다. 그는 ‘환율의 미래’ ‘돈 좀 굴려봅시다’ ‘인구와 투자의 미래’ 등을 저술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이다. 그는 라디오에서 경제전망도 해설한다.

이처럼 유튜브 전성시대가 열린 주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낮은 진입 장벽과 투자비가 없다는 점이다.
유튜브는 소비자(이용자)와 생산자(제작자) 모두에게 쉽다. 소비자는 인터넷이 연결된 장치만 있으면 어디서든 유튜브를 이용할 수 있다. 모바일이나 컴퓨터 등 기종은 상관없다. 유튜브 계정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콘텐츠를 올릴 수 있다. 콘텐츠 재생 시간이나 질도 상관없다. 생산자가 원하는 양과 질로 올리면 된다. 다만 선정적이거나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콘텐츠는 제약을 받을 수 있다. 저작권을 침해하는 콘텐츠도 불가능하다. 이 점만 유의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두 번째는 돈이다. ‘광고 수익’이 창출된다. 특히 영상 시작과 중간에 들어가는 애드센서 광고가 막대한 수익을 만들어준다. 유튜브는 광고 프로그램을 통해 유튜버에게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 수익의 일부를 유튜버에게 지급한다. 애드센서 광고를 받기 위해서는 구독자 수 1000명과 총 4000시간의 영상 재생이 기반 되어야 한다.

구독자가 10만명이라면 월평균 최소 300만원 정도의 광고 수익이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 유튜버’로 알려진 BJ 창현(본명 이창현)은 유튜브 조회 수입으로 한 달에 1억여원을 번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12억원 이상이다. 제이플라도 연간 최소 1억8000만원에서 최대 29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도티’ ‘대도서관’ ‘허팝’ 등 인기 유튜버들은 연간 10억원가량 수익을 낸다. 한 유튜버는 “콘텐츠가 2000만뷰 이상일 때 한 달 광고 수입으로 800만원가량이 들어온다”고 밝혔다.

고정민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교수는 “초기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이 유튜브를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리면서 인기를 얻었다”며 “최근에는 이러한 인기에 정치인, 연예인들도 유튜브로 진출, 자신들을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무분별한 정보의 범람으로 사실 확인이 안 된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게 문제점”이라며 “유튜브를 무조건 활용하기보다는 개개인이 콘텐츠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