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보다 더 가파른 ‘하퍼 효과’

프로 선수의 몸값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소는 역시 실력이다. 하지만 실력 이상의 대우를 받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인성과 인기라는 요소를 갖췄을 때다. 인성과 리더십을 갖춰 선수단의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면 그것은 ‘플러스알파’ 요인이 된다. 여기에 팬들을 몰고 다닐 수 있다면 그 가치 역시 몸값에 반영된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꼽혔던 브라이스 하퍼(27)와 매니 마차도(27) 가운데 누가 더 기량이 뛰어난가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음에도 하퍼가 마차도보다 몸값이 더 높을 것이라 전망된 이유는 하퍼의 시장성 때문이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드러나듯 하퍼는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달 22일 마차도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년 총액 3억달러의 FA계약 총액 최고기록을 세우자 하퍼가 지난 1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총액 3억3000만달러(약 3709억원)에 계약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바로 마차도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필라델피아와 MLB 역대 최고 몸값으로 계약한 브라이스 하퍼가 4일 미국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의 스펙트럼 필드에서 열린 팀 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클리어워터=AP연합뉴스
하퍼가 자신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를 이적과 함께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세계 1위 온라인 라이선스 스포츠의류 유통업체인 ‘퍼내틱스’는 4일 하퍼가 지난 3일 필라델피아 입단 공식 기자회견을 가진 뒤 24시간을 기준으로 그의 등번호 3번이 새겨진 유니폼이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많이 팔렸다고 발표했다. 필라델피아 구단 관련 상품 판매량도 지난 시즌 같은 시점 대비 5000%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여 하퍼 영입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전했다. 하퍼 열풍으로 인해 유니폼 제작사는 밤샘 작업을 해야 했고 필라델피아의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의 기념품 매장은 영업시간을 오는 11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늘릴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다. 하루 만에 필라델피아 홈경기 입장권은 10만장이나 팔려 나갔다. 10일 하퍼의 시범경기 데뷔전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

하지만 존 미들턴 필라델피아 구단주는 “돈은 벌 만큼 벌었다. 하퍼 영입으로 생기는 마케팅 효과나 티켓 판매에도 큰 관심이 없다. 오직 우승만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필라델피아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하퍼뿐 아니라 외야수 앤드루 매커친과 포수 J T 리얼무토, 유격수 진 세구라, 특급 셋업맨 데이비드 로버트슨 등 스타급 선수들을 폭풍 영입하며 막대한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하퍼 열풍 이면에서는 최근 치솟는 MLB 선수들의 몸값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2017년 이후 평균관중 3만명이 붕괴되는 관중감소 흐름 속에서도 올해만 하퍼와 마차도를 비롯해 놀런 에러나도도 소속팀 콜로라도 로키스와 8년 2억6000만달러에 연장계약하는 등 역대 최고액 톱5 안에 드는 계약이 3건이나 성사됐기 때문이다. 물론 막대한 중계권료가 이를 뒷받침한다지만 관중 감소 해소를 위한 노력이 더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부자 구단과 가난한 구단의 수입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어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15팀 중 5팀만이 82승(승률 5할)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전력격차 해소와 빠른 경기진행 등 젊은 팬들을 잡기 위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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