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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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국의 행복한 편지] 강도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강도에게서 도심(盜心)을 강탈하는 무기가 무엇일 줄 아는가? 다름 아닌 미소이다. 편의점에 침입한 강도가 종종 금품 강탈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가게의 점원이 강도에게 미소를 짓는 때이다. "어서 오세요"라며 맞아주는 밝은 얼굴을 보면 강도짓을 하지 못하고 그냥 나온다는 것이다.

 

미소는 미국 금융권에서 은행 보안수칙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어느 은행이 직원들에게 미소 교육을 실시했더니 강도사건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한다. 보안시스템 세이프캐치는 은행원들의 연수목록에 직원들의 미소를 반드시 포함시킨다. 이 보안시스템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이 은행 단골이라면 환하게 미소 짓는 직원을 보고 '이 세상에서 만난 제일 친절한 사람'이라고 기분 좋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러나 나쁜 뜻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미소를 보고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웃음은 강도보다 무서운 힘을 지녔다. 사람의 생명을 늘리거나 줄이는 마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웃음으로 면역력을 강화해 각종 질환을 치유하는 '웃음치료'는 의료계에서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소일소 일노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지만 한 번 화를 내면 한 번 늙는다는 뜻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것은 더 잘 웃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봄날이다. 만물이 미소를 짓는 계절이다. 곧 민들레가 노란 미소를 보내고, 곤줄박이 떼들이 나무 위에서 너털웃음을 터뜨릴 것이다. 웃자. 이 화창한 봄날에 당신이 웃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