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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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타고 4주간의 오대호 항해기 현대인의 삶은 허물처럼 벗겨졌다

제리 데니스 지음/노승영 옮김/글항아리/2만2000원

위대한 호수/제리 데니스 지음/노승영 옮김/글항아리/2만2000원

 

오대호는 북아메리카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거대한 호수다. ‘육지의 바다’라고 해도 좋을 이 대자연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별로 없다. 평생을 오대호 가까이에서 산 저자 역시 그랬다. 4주간의 항해가 시작된 것은 호수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들면서였다. 책은 저자와 동료들이 범선을 타고 트래버스시티에서 메인주까지 운항하며 벌어진 일들을 담은 항해기이며 동시에 항해 중 만난 자연과 사람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는 항해가 시작되고 고작 일주일 만에 스스로의 변화를 알아차렸다고 고백한다. 변화 중의 하나가 ‘인내심의 재발견’이다.

“최고 속도로 세상을 질주하면서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뒤처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묘한 만족감이 든다. 하지만 이 때문에 피해가 생긴다면? 속도가 은밀히 나를 잠식한다면? 어쩌면 속도가 우리를 망칠지도 모른다. … 배에서 고작 일주일을 지냈을 때 현대인의 삶이 허물처럼 내게서 벗겨졌으며 나는 인내심을 재발견했다.”

 

강구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