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폭발 땐 남한 전역 화산재 피해 우려”

946년 일어난 백두산 화산 폭발은 ‘기원후 가장 강력했다’는 의미에서 ‘밀레니엄 대폭발’로 불린다. 그런데 당시의 1% 수준으로만 백두산이 다시 폭발해도 북한 인구의 10%가 넘는 300만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볼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기류에 따라 전역에 화산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15일 국내외 화산전문가들은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환경공학)는 “백두산 천지 아래 마그마방이 활성화된 상태라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다”며 “946년도 폭발의 100분의 1 정도의 폭발이 일어나더라도 300만명의 북한 주민이 재해에 직접 노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함경북도 전체와 양강도 대부분, 함경남도 일부 지역이 치명적인 재해 예상지역으로 분류됐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도 안정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백두산 천지(칼데라)에는 20억t이 넘는 물이 담겨 있다. 뜨거운 냄비에 갑자기 물을 부으면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어 오르며 김이 나는 것처럼 1000도가 넘는 마그마가 천지에 가득 담긴 물을 만나면 재앙적인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 물은 순간적으로 기화해 수증기로 변하고, 마그마는 급랭해 산산조각이 나 화산재로 변한다. 물이 칼데라를 둘러싼 외륜산을 부수고 흘러넘쳐 화산성 홍수가 일어날 수도 있다.

수치모델 결과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지역은 북한과 일본 북부 지역이지만, 기류에 따라 우리나라도 화산재로 뒤덮일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지구과학교육)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10년 평균 기상장을 반영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일부와 경기 북부, 강원도, 경북 북부 지역에 피해가 예상됐다.

북풍이 강하게 불면 화산 폭발 9시간 만에 우리나라 전역에 화산재가 떨어질 수도 있다. 실제 조선왕조실록에는 1654년 백두산이 폭발하자 경기도 파주에서 ‘흑기(黑氣)로 인해 지척에 있는 소와 말도 분별을 못 할 정도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현우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는 화산재 못잖게 이산화탄소도 위험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15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깨어나는 백두산 화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이윤수 포항공대 교수가 백두산 화산 재해 위험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화산가스의 가장 주된 성분이 이산화탄소”라며 “1986년 아프리카 카메룬 니오스 호수에서는 이산화탄소가 갑작스럽게 10만∼30만t 방출돼 주변 300㎢에 사는 주민 1746명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전했다.

중국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2002∼2005년 백두산 천지 화산가스에서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99%까지 나타났고, 맨틀에서 기원한 헬륨 농도가 높게 조사됐다. 지진도 3000번이나 발생했다. 최근에는 이런 징후가 다소 약화했지만, 주변 온천의 온도는 꾸준히 올라 80도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의 심상치 않은 면모를 보여주는 자료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관측은 거의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북한은 장비가 부족하고, 우리나라 연구진은 북한 방문이 어려워서다.

중국은 1999년 장백산화산관측소를 설립해 지속해서 화산활동을 감시 중이지만 우리에게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의 요구로 민간 차원에서 국제공동연구 움직임이 있었지만 남북관계 등의 영향을 받아 안정적인 연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2011년 결성된 백두산지구과학그룹(MPGG)에 참여하고 있는 제임스 하몬드 영국 런던대 교수는 “백두산은 매우 특이한 화산”이라며 “화산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백두산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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