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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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조 부채 감당할 기업은 … SK·한화·애경 거론

인수전 누가 뛰어드나 / SK 작년 7월부터 인수설 흘러나와 / 자금력 갖춘 재계 유력그룹들 물망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모습. 연합뉴스

국내 2위 대형항공사이자 2개의 저비용항공사(LCC)를 자회사로 거느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15일 공식화하면서 재계에서 다양한 인수 후보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나날이 늘어나는 항공여객 수요 등으로 항공사가 매력적인 투자처이지만 인수 이후에도 부채 해소와 정상화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런 만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의사를 선뜻 공식화하는 곳은 없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SK그룹과, 한화그룹, 애경그룹 등이 각각의 이유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 가운데 SK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설은 지난해 7월부터 흘러나왔다. 당시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아시아나항공 인수건을 논의한 사실이 알려지고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가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인수설이 불거져나왔다. 당시 SK 측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올해 상황은 조금 다르다. SK그룹은 최근 ADT캡스를 인수한 데다 수년간 목돈을 벌어줬던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5G 통신 인프라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것도 변수다.

한화그룹은 방위산업체를 운영 중이고, 이들 회사에서 항공기 부품도 만든다는 점에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항공사 인수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화 역시 조만간 본입찰이 진행될 롯데카드 M&A를 앞두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투입해야 할 ‘실탄’이 충분한지가 변수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을 가진 애경그룹도 유력한 인수 후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애경그룹은 국내 2위 대형항공사와 제주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의 LCC를 가진 매머드급 항공그룹으로 재탄생한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항공·육상 물류 융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CJ그룹과 롯데그룹의 이름도 나온다. CJ는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했다 뱉어낸 대한통운을 보유하고 있다. CJ헬로비전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도 상당하다는 후문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통합물류회사 롯데글로벌로지스를 출범시켰다.

이들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아시아나의 취약한 재무 구조다. 아시아나의 별도기준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조1680억원(부채비율 814.9%)다. 이 가운데 당장 올해 1조20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가 매력적인 매물이긴 하지만, 막대한 부채와 국제유가, 경기 등의 흐름에 민감한 항공업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M&A에 뛰어들면 자칫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