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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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페인 北대사관 습격 ‘자유조선’ 회원 첫 체포

주동자 집 급습에도 못 잡아
스페인에 있는 북한대사관 외부 전경. EPA연합뉴스

미국 연방당국이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과 관련된 반(反)북한단체 ‘자유조선’ 회원 중 1명을 처음으로 체포했다. 미 당국은 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 창의 아파트도 급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당국은 자유조선 회원이자 전직 해병대원인 크리스토퍼 안을 전날 체포했다. 그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의 연방 지방법원에 출석해 기소인정 여부 절차를 밟았다고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정부의 반대에도 이번 사건은 변호인의 요청에 따라 봉인됐다. 이와는 별도로 미 당국은 무장한 연방요원들이 전날 자유조선의 리더이자 북한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멕시코 국적의 미국 거주자 에이드리언 홍 창의 아파트도 급습했지만 당시 홍 창은 집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남성이 벽에 걸린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떼어 내고 있다. 자유조선 홈페이지 캡처

외신은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대사관 습격에서 역할을 했는지, 했다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은 별도로 설명하지 않은 채 자유조선 소속이라고만 보도했다. 자유조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이후 그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단체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다만 홍 창의 변호인인 리 월로스키는 안이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피신시키는 과정에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에서는 괴한이 침입해 컴퓨터와 이동식 저장장치(USB) 등을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대사관에서 탈취된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후 FBI가 북한대사관의 도난 물품을 스페인에 넘겨줬고 스페인은 이를 북측에 돌려줬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기도 했다. 미 정부는 이번 사건과 자신들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