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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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7번째 정상 등극 ‘최다’ … MVP는 이대성

KBL 챔피언 결정 5차전 / 전자랜드 92-84로 눌러 / 종합 전적서 4승1패 압도 / 유재학 감독 지도력 빛나 / 라건아·양동근 등 ‘펄펄’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5차전 경기종료 2초를 남기고 상대편 골밑에 홀로 서 있던 울산 현대모비스 라건아(30)에게 볼이 배달됐다. 이미 현대모비스가 인천 전자랜드에 6점을 앞서 사실상 승부가 끝났지만 라건아는 남다른 의미를 담아 슬램덩크를 꽂으며 포효했다. 체육관을 가득 채운 6052명의 홈팬들의 환호 속에 종료부저가 울렸다. 현대모비스가 최종스코어 92-84로 5차전을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확정짓고 길었던 한 시즌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경기 내내 접전이었던 5차전에서 현대모비스는 3쿼터 중반부터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결국, 20득점을 올린 라건아를 필두로 문태종(44), 함지훈(35), 섀넌 쇼터(30·이상 16점), 양동근(38), 이대성(29·이상 12점) 등 주전들 모두가 고른 활약을 펼치면서 전자랜드의 추격의지를 잠재웠다. 이중 시리즈 매경기에서 고른 활약을 펼치며 현대모비스의 우승에 큰 역할을 한 이대성은 기자단 투표 80표 중 37표를 얻어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히는 영광을 얻었다. 정규리그 MVP 자리를 전주 KCC 이정현에게 내줬던 아쉬움을 털어내는 수상이었다.

현대모비스 이대성이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2018∼2019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을 마친 뒤챔프전 MVP를 수상하며 환호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이렇게 현대모비스가 우승을 상징하는 통산 7번째 별을 품었다. 이미 역대 2위인 전주 KCC의 5회 우승을 넘어서 최다 우승팀의 반열에 올라있던 현대모비스는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의 챔피언 등극으로 이제는 전설에 더 가까이 왔다. 특히 정규리그와 챔프전 통합 우승만 이번이 5번째로 이 역시 역대 최다기록이다. 73년의 전통을 가진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통산 7회 이상 우승한 구단은 LA 레이커스(17회)와 보스턴 셀틱스(16회) 둘 뿐이다. 역사가 22년에 불과한 KBL에서 7회 우승의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영광의 주역은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이다. 감독과 선수로 2004∼2005시즌 나란히 현대모비스와 인연을 맺은 뒤 두 사람은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7번의 우승 중 6번을 함께 일궈냈다. 특히 유 감독은 신선우, 전창진(이상 3회 우승) 등 다른 명장들과 압도하는 우승컵을 수집해 내 ‘명장 중의 명장’이 됐다.

양동근 역시 팀후배 함지훈과 추승균(각각 5회)을 넘어 최다우승을 경험한 선수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이번 시즌 현대모비스가 최강의 전력으로 꼽힌 이유였던 귀화선수 라건아 역시 이번 챔피언 등극으로 KBL 입성 7시즌 동안 4번의 우승반지를 가지게 됐고, 그 순간을 모두 유재학 감독의 현대모비스와 함께했다.

물론 이번 시즌 우승까지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시즌 중간 양동근, 이대성, 이종현 등이 줄부상을 당해 100% 전력을 다하지 못한 기간이 길었다. 그럼에도 정상에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문태종과 아이라 클라크(44), 오용준(39), 양동근 등 고참들의 리더십이었다. 유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훈련에 함께 동참하고, 팀을 하나로 만들어 젊은 선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게 했다”며 노장들에게 우승의 헌사를 바쳤다.

 

울산=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