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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웹툰, 유튜브 절반 이상서 '담배' 본다

복지부·건강증진개발원, 드라마, 영화, 웹툰, 유튜브 4개 매체 조사 / 드라마 53.3%·영화 50.4%·웹툰 50%·유튜브 72.7%에서 담배 및 흡연 노출
웹툰 한 장면.

#1. 드라마의 한 장면. 악당이 인질을 붙들고 주인공을 협박한다. 그의 손가락에는 연기가 솟아오르는 담배가 끼어 있다. 날 선 대화를 주고받으며 악당은 주인공에게 담배를 던지며 “재수 없다”고 말한다.

 

#2.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담배나 전자담배를 검색하면 수많은 영상이 쏟아진다. 처음 담배 피울 때 반응부터, 신상 전자담배 리뷰, 담배 몰래카메라까지 담배와 관련한 콘텐츠가 나온다. 일부 영상은 조회수가 수백만에 달하기도 한다.

 

TV드라마 한 장면. tvN 화면 캡처

드라마, 영화는 물론, 유튜브 동영상 등에서도 담배나 흡연 장면이 무분별하게 나오고 있다. 드라마, 영화, 웹툰, 유튜브 작품이나 영상 2개 중 1개꼴에 달한다. 이들 매체는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담배나 흡연 장면 노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2017년 1월 지난해 7월까지 드라마 15개 작품, 영화 125개 작품, 웹툰 42개 작품, 유튜브 11개 채널에 대해 담배 및 흡연 장면 등장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먼저 드라마의 경우 15개 작품 중 8개 작품(53.3%)에서 담배나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지상파 드라마 1개 작품, 종편 4개 작품, 케이블 3개 작품이 포함됐다. 작품당 평균 등장 횟수는 평균 8회였다. 케이블이 14.3회로, 빈도가 월등히 높았다. 건강증진개발원 측은 “심지어 청소년이 흡연하는 장면도 2회 방영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상파는 5회, 종편은 4회였다.

 

영화 한 장면.

영화는 조사대상 125개 작품 중 63개 작품(50.4%)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나왔다. 15세 관람가 이상 영화 작품이 35개 작품으로 가장 많았지만, 12세 관람가 영화도 15작품이 있었고, 전체관람가 영화고 1개 작품이 포함됐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는 13개 작품 중 12개 작품에서 담배가 등장할 정도로 담배·흡연에 제한이 없었다.

 

작품당 등장횟수는 평균 9.1회였다. 전체관람가 4회, 12세 이상 관람가 4.1회, 15세 이상 관람가 9.9회, 청소년 관람불가 13.8회로, 관람 연령등급이 높을수록 등장횟수도 많았다.

 

웹툰은 42개 작품 1537편을 조사한 결과 21개 작품(50%), 145편(9.4%)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있었다. 웹툰 모두 연령제한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특별 담배 상표를 노출하는 경우도 7편이 있었다.

 

유튜브는 담배를 반복적으로 다루고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인 11개 채널 1612개 영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72.7%(1172개 영상)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이 등장했다. 이 중 86%(1008개) 영상에선 유튜버가 직접 담배를 피우는 영상이었다. 흡연 장면이 있는 영상 99.7%(1168개)가 별도의 연령제한은 없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락 매체를 통해 담배 및 흡연 장면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청소년 흡연 시도 가능성이 커지거나 흡연에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효과가 생길 수 있다”며 “청소년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인 경우 유튜브, 웹툰, 인터넷 방송 등 모든 매체에서 담배 및 흡연 장면 노출이 최소화되도록 제작자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