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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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 묻혔던 계봉우·황운정 지사 고국서 잠들다

현충원 안장…피우진 "의로운 삶 앞에 한 없는 존경"
카자흐스탄에 안장돼 있던 독립유공자 계봉우 지사의 유해가 22일 오전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2호기에서 운구되고 있다. 계봉우 지사는 함경남도 영흥 출신으로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북간도 대표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고, 독립신문에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 1937년에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뒤에도 민족교육에 전념해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을 집필, 정부로부터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다.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던 계봉우(1880.8∼1959.7) 선생 부부 유해와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서 항일 무장투쟁을 했던 황운정(1899.9∼1989.12) 선생 부부 유해가 22일 봉환돼 꿈에도 그리던 고국 땅에 안장됐다.

계 선생은 카자흐스탄에 묻힌 지 60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왔고, 황 선생의 유해는 30년 만의 귀환이다.

이날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봉환된 계 선생 유해는 서울 현충원으로 봉송돼 오전 11시 유가족, 광복회, 일반 시민 등 5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안장됐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추모사를 통해 "조국 광복을 향한 험로를 걷다가 이역만리에서 숨을 거둔 지사님의 의로운 삶 앞에 한없는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며 "선열들의 위국헌신 정신을 깊이 새기고 계승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카자흐스탄에 안장됐던 계 지사와 황 지사의 유해를 국내 봉환했다.

유해봉환은 지난 21일 오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공항에서 봉환식을 거쳐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를 이용해 이뤄졌다. 두 선생의 부인 유해도 함께 돌아왔다.

카자흐스탄에 안장된 독립지사의 유해봉환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 보훈처장이 직접 서울공항에 나가 귀환한 독립지사 유해에 예의를 표했다.

계 선생은 1919년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북간도 대표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다.

1920년 5월 임시정부 간도 파견원을 맡았고, 독립신문에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해 10월부터 치타극동공화국 극동부 한인부에서 활동했다.

1937년 중앙아시아에 강제 이주당한 후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을 집필해 한국어와 한국 역사 연구·보급에 앞장섰다.

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인정해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같은 시각 황 지사 부부 유해도 유가족과 보훈단체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약력 보고, 추모사, 헌화와 묵념, 조총 발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황 선생은 1919년 함경북도 종성·온성 일대에서 독립만세 시위에 참여했다가 1920년 일본 경찰을 피해 중국 지린성으로 망명했다. 1920∼1922년 러시아 연해주 연추(크라스키노) 지역에서 무장부대의 일원으로 대원을 모집하고,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

정부는 200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황 선생의 둘째 아들 황마이(89) 씨는 "아버님의 평생소원이 조국에서 묻히는 것이었다"며 "아버님이 다시 조국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