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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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韓함정에 초계기 근접시 군사적조치 방침 日에 설명"

"유사사건 발생시 행동지침 따라 강력대응"…"작전 세부매뉴얼 日에 공개하지 않아"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가 한국 함정에 근접비행할 경우 군사적 조치가 단행될 것임을 일본 측에 설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방부는 22일 '레이더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를 경고하는 한국군의 신지침, 안보협력에 그림자'란 제목의 일본 언론 기사와 관련한 입장'을 통해 "국방부는 한일간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와 기조에 대해 일본 측에 설명한 사실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작전 세부절차 등 대응 매뉴얼을 일측에 공개한 사실은 없다"면서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작전보안으로 확인해 줄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지난 1월 주한 일본 무관을 불러 우리 정부의 이런 기조를 설명했다.

당시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대해) 초저공 근접비행을 하는 것은 국제관례 위반이며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라며 "향후 유사 사건 발생 시 우리의 행동대응 지침에 따라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일본 측이 저공 위협 비행을 중단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할 것을 명확히 요구한다"고 말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국방부는 이후 최근 일본과 비공개 실무협의회에서 일본 측의 재발 방지 대책을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가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일본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 성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의 군용기가 한국 함정으로부터 3해리(약 5.5㎞) 이내로 접근하면 사격용 화기관제레이더를 비출 것임을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 국방부가 '초계기 저공비행-레이더 조사(照射)'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일본 방위성에 이런 내용의 레이더 운영 지침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이날 설명은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근접비행할 경우 군사적 조치를 시행할 것이란 기조를 설명했으나, 세부적인 매뉴얼은 공개(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국방부가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밝힌 것과 약간 다른 뉘앙스로 분석된다.

국방부 노재천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 군이 통보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합참의 한 관계자도 같은 질문에 "현재까지 확인한 결과 관련 내용을 통보한 바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 군의 (초계기 위협대응) 매뉴얼을 일본 측에 통보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측이 3해리 이내로 근접시 사격용 관제레이더를 비출 것임을 한국 측이 통보했다고 주장한 것을 우리 정부 관계자가 통보한 바 없다고 일축하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3시간여 만에 '군사적 조치와 기조'만 설명했다는 입장을 새롭게 밝힌 것은 한일 간 파문 확산을 차단하려는 차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와 더불어 오전 발표가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나왔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군은 작년 12월 20일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북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접근하는 일본 초계기를 향해 화기관제레이더를 가동했는지를 놓고 일본이 허위 주장을 계속 펼치며 초계기를 한국 함정 상공 150m로 초근접 비행시키자 군의 대응 매뉴얼을 보완했다.

합참 관계자는 "작년 일본 초계기 위협 비행 이후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매뉴얼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군의 대응 매뉴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른 나라 초계기가 한국 함정과 일정 거리 안으로 진입하면 경고통신을 강화하거나 함정에 탑재된 대잠수함 탐색용 링스 헬기를 기동하는 방안 등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고통신 문구도 지금보다 강한 표현으로 바꿨다. 또한 군 당국은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 때 주변에서 작전 중인 한국군 초계기가 있으면 긴급히 출동시키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