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임신도 낙태 금지”… 美, 낙태논쟁 재점화

낙태금지법에 반대하며 애트우드 소설에 등장하는 시녀처럼 차려입은 시위자. AP연합뉴스

성폭행 피해로 인한 낙태까지 금지하는 초강력 법안이 앨라배마주에서 통과되면서 미국 사회에서 또 한번 낙태 논쟁이 불붙고 있다. 1973년 여성의 낙태 선택권을 인정한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것이냐 지킬 것이냐도 쟁점이 되고 있다.

 

공화당 다수인 앨라배마주에서 14일(현지시간) 통과된 낙태금지법안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하는 내용을 담았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하도록 했다. 케이 아이비 주지사는 15일 이 법안에 서명한 뒤 “나는 앨라배마인의 생명보호법에 서명했다”며 “이 법률은 모든 생명이 소중함을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법안은 성폭행과 근친상간으로 임신한 경우에 대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아 논란을 키웠다. 민주당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앨라배마주 상원의 민주당 소속 바비 싱글턴 의원은 CNN방송에 “(법안 통과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라며 성폭행 가해자보다 낙태시술을 한 의사가 더 중한 형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은 “여성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날을 세웠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반발은 거세다. 누리꾼들은 아이 낳는 일만 허락된 시녀가 등장하는 소설 및 드라마 ‘시녀이야기’가 현실화한 것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번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안은 40여년 전 낙태를 합법화한 연방대법원 판결을 뒤집으려는 시도로도 분석된다. 법안을 발의한 테리 콜린스 하원의원(공화당)은 “‘로 대 웨이드’ 판결에 도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언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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