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존재감 커진 오신환… 정국 ‘키맨’ 급부상

취임후 여야 원내대표 차례로 예방 / “민주당, 한국당 돌아올 명분 줘야” / 여야 3당 원내대표 물밑협상 기대 / 孫 기자간담회서 “퇴진 절대 없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3당 교섭단체 원내지도부가 16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협상에 착수하면서 선거제 개정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심하게 꼬인 정국의 실타래가 풀릴지 주목된다. 특히 전날 선출된 바른미래당 오신환 신임 원내대표는 취임 인사차 여야 원내대표들을 차례로 예방하며 민주당과 한국당을 중재할 ‘키맨’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예방,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를 예방, 인사를 하고 있다.
이재문기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 원내대표를 맞아 “20대 국회 4년 차 ‘키맨’이 등장했다”며 “젊음과 힘, 역동성을 바탕으로 국회 정상화에 많은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오 원내대표를 반기며 “민생이 어려운데, 우리가 국회를 제대로 잘 열어서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되겠다고 하셨으니 이 원내대표는 ‘맥주 한 잔 사주는 형님’이 돼 ‘호프타임’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 “민주당은 한국당이 국회에 돌아올 명분을 줘야 한다”고 ‘중재안’을 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왼쪽)와 ‘손 대표 퇴진’을 공개 주장한 오신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첫 회동을 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3당 원내대표들은 조만간 3자회동을 갖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재해·민생 추가경정예산의 동시 처리, 한국당이 요구하는 패스트트랙 강행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 재가동 방식 등을 동시에 테이블 위에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동 결과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중 5월 임시국회 소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주관해 여야, 국민이 모두 참여하는 위기진단 국민 대토론회를 하자”며 “이어서 대통령이 경제계 원로를 모두 불러 대한민국 경제 해법에 대한 원탁회의를 열면 거기서 나온 해법을 가짜 패스트트랙 아닌 진짜 패스트트랙으로 초스피드로 처리하겠다”고 제안했다.

 

오 원내대표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이 수구보수 세력의 손에 허망하게 넘어가지 않도록 정치적 명운을 걸고 지키겠다”며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퇴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한편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이날 만찬 회동을 했다. 박범계·박주민·백혜련·송기헌·안호영·표창원 의원과 청와대에서는 조 수석과 최강욱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의 한 참석자는 “사개특위 소속 의원들과 조 수석이 패스트트랙 지정 이후 검경의 상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권력기관 개혁 방안에 대해 포괄적인 얘기를 나누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장혜진·이창훈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