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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츠 “실무차원 北·美회담 6월쯤 열릴 것”

[UPF 국제지도자콘퍼런스] 플레이츠 美외교안보연구소장 인터뷰 / “제재완화 조건은 北의 완벽한 핵신고 / 한·미·일 함께 北에 시설 공개 요구해야”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 참석차 방한한 프레더릭 플레이츠 미국 외교안보연구소장은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실무 차원의) 북·미회담이 곧 재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 리스트를 완벽하게 신고해야 제재 완화가 가능하다”며 비핵화의 내용에 대해서는 원칙적이고 완고한 입장을 보였다. 플레이츠 소장은 2018년 4월부터 10월까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미국 공화당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브레인이다. 다음은 플레이츠 소장과의 일문일답.
프레더릭 플레이츠 미국 안보정책연구소장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동북아 평화안보에 대한 견해를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의 원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좀 더 유연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 같다. 김 위원장의 실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전 정권과 유사하게 핵문제를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노이 회담이 실패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어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 부분적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정확하게 알게 됐다는 점에서는 말이다. 실무회담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것들을 김 위원장은 배웠을 것이다.”

 

―6월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그쯤 북·미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될까.

“북한이 지금 다시 미사일을 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막말을 하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있지 않다. 매우 긍정적이 신호다. 북한은 이제 막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극복하고 다시 움직이는 단계다.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모두 이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워싱턴에서 4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하노이 회담으로부터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지만 6월쯤이라면 가능할 걸로 보인다. 실무회담 정도는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시설 중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나.

 

“매우 논쟁적인 문제다. 전문가들은 60∼80% 정도를 얘기한다. 정확한 분석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60% 정도가 합리적 관측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하노이에서 말한 것처럼 영변이 전부라고 하는 말은 틀렸다. 미국은 정보가 많다. 새로운 시설에 대한 언론보도도 계속 나오고 있다. 한·미·일은 함께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시설에 대한 정보를 내놓으라고 말해야 한다.”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히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하고 있다. 연합뉴스

―볼턴 보좌관이 하노이 회담 결렬에 역할을 좀 했나.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기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가 맞지 않았다는 게 유일한 원인이다.”

―제재 완화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리스트를 신고해야 한다. 2008년에 북한이 했던 신고가 완전하지 않았고 북한은 핵실험을 다시 시작했다. 이 정권은 그런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 신고 다음 우리는 핵폐기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나면 북한에 체제 보장, 에너지 지원 등을 논의할 수 있다.”

―북·미 간 비핵화에 대한 개념 차이가 너무 커 보인다.

“한국에 오기 전 폼페이오 장관과 메일을 주고받았는데, 그는 부분적 제재 해제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정부는 그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문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북·미대화 기회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북한에 주려 한다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이 미국에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중요한 파트너이자 좋은 친구로 생각한다.”

―한국이 북한에 식량원조를 하는 것은 어떻게 평가하나.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UPF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 2019'에서 프레더릭 플레이츠 미국 안보정책연구소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김 위원장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작은 제스처다. 물론 많은 논쟁이 있다. 하지만 식량을 제공해서 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면 적은 비용을 투자해 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