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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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서로 양보하고 실용적 입장서 문제 접근을”

[UPF 국제지도자콘퍼런스] 세션 4·5- 안보브리핑/평화통일 해법 / “北, 영변+α 내주고 美는 더 많은 보상 / 외교적 노력 통해 ‘중간 딜’ 만들어야”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UPF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 2019'가 열리고 있다.

1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세계일보·미국 워싱턴타임스·일본 세카이닛포가 공동 주관해 열린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의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세션은 각기 ‘안보 브리핑-기회와 위협’과 ‘한반도 평화통일 모색’을 주제로 진행됐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이날 다섯 번째 세션에 참석해 “이란과 비교하면 북한은 ‘최대 압박’을 받고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은 좀 더 제재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미국 조야의 시각이 담긴 발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저강도 도발에 신중한 접근을 보이는 한·미 양국 정부와는 확연히 다른 시각이다.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UPF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 2019' 안보브리핑-기회와 위협을 주제로한 세션4에서 조명철 선문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미 양국은 서로 양보하고, 좀 더 실용적인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며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싱가포르 합의문’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6자회담에서 도출된 9·19공동성명보다 ‘검증’조건이 빠져 있는 싱가포르 합의문에 따른 비핵화를 선호하고 있다. 또 “북한이 단거리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 실험까지 간다면 미국은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1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UPF 국제지도자콘퍼런스(ILC) 2019' 안보브리핑-기회와 위협을 주제로한 세션4에서 빌 거츠 워싱턴타임스 군사전문 기자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알렉산더 만수로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도 같은 세션에서 “미국의 북핵 억제 정책은 상당히 억압적이었지만 30년 동안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해법’을 언급하고, 우리 정부가 주장한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을 재평가했다. 그는 “이는 미국의 입장에서 ‘스몰딜’이었다”며, 이보다 북한이 ‘영변+α(플러스 알파)’를 내어주고 미국이 더 많은 보상을 하는 ‘중간 딜’을 외교적 노력을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래리 모핏 워싱턴타임스 부회장이 사회를 맡고 만수로프 교수와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대진대 교수), 클링너 선임연구원, 이쥬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위원이 논의를 이어갔다.

 

김 전 차관은 “현재 상황에서는 완전한 통일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베이징에 관광을 가듯 남북한 주민이 서울과 평양을 관광으로 오가고 상호 경제협력을 하는 상황으로 남북관계가 변화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경제건설을 표방하면서 변화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북한이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우리와 국제사회가 적절한 환경을 조성해 유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앞서 네 번째 세션에서는 마이클 젱킨스 워싱턴타임스 이사장을 사회자로, 빌 거츠 워싱턴타임스 안보전문기자, 조명철 선문대 교수(전 국회의원), 제임스 울시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오타 후미오 전 일본 국방아카데미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조 교수는 ‘공산주의는 멸망할 것이다’, ‘주체사상은 잘못됐다’는 등의 문선명 총재의 생전 발언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최고 권력자들 앞에서 하지 못했던 말씀을 담대하게 하신 그분의 대범함과 통찰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탈북자 출신인 조 교수는 “한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북한과 통일 변수’에서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거츠 기자는 미·중 간 고조되는 갈등에 대해 언급하며 “중국 내부의 기밀정보에 따르면 (현 상황은)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과거 미국에 군사적으로 적대적이었다면, 트럼프 미 행정부 들어 정책이 달라지면서 이제 경제·통상분야에서도 대치하고 있다”며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보력이 있어야 하는데, 중국이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선형·곽은산 기자 line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