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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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곧 자극적인 미래 찾아올 것”

리먼 사태·중국의 대두 등 예언 적중 / 짐 로저스, 이번엔 한반도 미래 예견 / “日은 50년 뒤 사라질 것” 냉정한 평가 / 아시아 미래에 대한 그의 성찰 담아
짐 로저스/전경아, 오노 가즈모토/살림/1만6000원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짐 로저스/전경아, 오노 가즈모토/살림/1만6000원

 

“나는 늘 역사의 흐름에 입각해서 몇 년 앞을 보려고 한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앞날을 읽는 힘이 생기고, 특히 돈의 흐름이 보인다. 성공하고 싶다면 장래를 예측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투자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뮤지션이든 축구선수든 회사원이든, 어떤 분야에 있든지 간에 성공하고 싶다면 앞날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 2007년에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이주한 것도 다가올 ‘아시아의 세기’를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미국인 투자가 짐 로저스는 30대 젊은 나이에 이미 세계적 거부가 되었다. 그는 돈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면서, 역사적 혜안이 그 바탕이었다고 주장한다.

그가 유명해진 계기는 지난 10여년간 벌어진 일련의 사건을 예측해 적중시켰기 때문이다. 리먼 사태, 중국의 대두, 트럼프 대통령 당선, 2018 ‘크리스마스 폭락’ 등의 예언을 적중시켰다. 그런 그가 이번엔 한반도에 곧 자극적인 미래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짐 로저스는 책에서 “돈의 흐름을 읽는 데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아야 한다”면서 “돈을 투자해 돈을 번다는 것은 실패하기 십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수년 전부터 북한 투자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내면서, 북한이 개방되면 두 자릿수가 넘는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에 대해 미래 북한에 투자하기 위한 바람몰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책은 지난 1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중심으로 꾸며졌다.

그는 누구보다도 일본을 찬양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일본에 대해선 상당히 비관적으로 언급했다. “일본은 50년 혹은 100년 후 사라진다. 내가 열 살배기 일본 아이라면 당장 일본을 떠나겠다.”

이 발언의 파장은 컸다.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유명 언론사의 집중 조명을 받았고, 단기간에 판매부수 15만부를 돌파하며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소설가 무라카미 류는 이 책에 대해 ‘돈을 둘러싼 철학서’라는 호평을 남겼다. 일본 사람들은 로저스의 발언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지일파 투자가로 유명한 짐 로저스가 일본의 장래를 비관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장밋빛 미래를 예측한다.

‘5년 후 아시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주저 없이 한국을 꼽는 그는 “앞으로 10~20년간 한반도의 통일국가가 세계에서 가장 자극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일본경제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1990년대 초, 일본에서 거품이 꺼졌을 때, 정부는 한 회사도 도산시키지 않으려고 분투했다. 그 결과 이른바 ‘좀비 기업’과 ‘좀비 은행’이 탄생했다. 본래라면 무능한 기업과 인재가 도태되고 유능한 인재가 재건에 나서서 새로 건전한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일본은 거꾸로 했다. 정부가 개입하여 유능한 사람에게 자산을 빼앗아서 무능한 사람에게 주고는 그 돈으로 유능한 사람과 경쟁하라고 한 것이다. 머리가 좋고 유능한 사람에게서 빼앗은 이 돈을 낭비하는 좀비 기업과 은행이 일본에는 여전히 만연해 있다. 과도한 보호정책으로 탄생한 ‘살아 있는 송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일본은 빚이 많은데 아이도 낳지 않으니 50년 후, 100년 후에 사라진다.”

짐 로저스는 수년 내 최악의 베어마켓(하락장)이 지구촌을 덮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베어마켓은 역사적으로 늘 존재했지만, 이번에 닥칠 위기는 내 생애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과도한 부채로 인해 전 세계 크고 작은 기업들이 줄도산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AI 시대야말로 AI로는 할 수 없는 일을 찾는다.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