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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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본다'…'혼공족', 커플 관객 넘어 큰손 부상

공연 예매 절반 ‘혼공족’… 인터파크, 예매 현황 분석

국내 공연 시장에서 ‘나홀로’ 관객이 커플 관객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극장가에 급증한 ‘혼공(혼자 공연관람)족’은 클래식과 창작 뮤지컬을 중심으로 중소극장 무대에 오른 뮤지컬, 연극을 혼자 감상하려는 여성 관객이 다수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공연 예매 1위 업체인 인터파크는 최근 14년간 1인 관객 수가 2005년 11%에서 2018년 49%까지 증가한 반면 2인 관객은 같은 기간 69%에서 38%로 감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인터파크가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연간 단위로 전체 예매건당 관람 인원을 분석한 결과 1인 관객 비중은 2005년 11%에서 해마다 소폭 증가해 2011년 20%에 이르렀고 그 뒤 증가폭이 더욱 커져 2013년엔 33%가 됐다.

반면 2인 관객은 1인 관객이 증가하는 만큼 감소세를 보여 2015년 1인 관객 45%, 2인 관객 44%로 1인 관객 예매가 2인 관객 예매 건수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후로도 1인 관객은 2016년 45%, 2017년 49%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2인 관객 예매 건수를 계속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2018년에도 1인 관객 46%, 2인 관객 40%의 비중을 보였다.

가족 단위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3인 이상 동반 예약 건수는 2005~2018년 변동폭은 작지만 3인 관객은 2005년 9%에서 2015년 6%까지 내려갔다가 2018년에는 8%로 소폭 상승했다. 4인 이상 관객도 2005년 10%에 달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2018년에는 6%까지 감소했다.

급증한 혼공족을 공연 분야별로 살펴보면 가수 콘서트장이 2016년 55%, 2017년 65%, 2018년 58%로 나홀로 관객 비중이 컸다. 다른 분야에선 클래식·오페라와 연극이 다른 장르에 비해 1인 관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클래식·오페라에선 1인 관객 예매 비중이 43%에 달했다. 연극은 41%였다. 클래식과 연극은 뮤지컬에 비해 티켓 가격이 저렴하고 마니아층이 두터워 혼자 공연을 즐기는 관객 또한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4년간 공연을 혼자 본 관객 성별·연령 등을 분석한 결과 20대 여성(31.5%)이 가장 많았으며 30대 여성(18.6%), 10대 여성(11.5%) 순이었다. 전체 성비로는 여성이 75%, 남성이 25%였다.

지난해 공연된 뮤지컬과 연극 중 혼공족의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작품은 대극장 뮤지컬에선 ‘웃는 남자’였으며 중소극장 뮤지컬에선 ‘배니싱’이 무려 8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연극 중에서는 ‘벙커 트릴로지’가 88%의 관객이 혼공족이었다. 인터파크 공연사업부 백새미 부장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수준 높은 창작극의 증가로 공연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관객층이 늘어나면서 앞으로도 혼공족은 시장을 주도하는 관객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대와 음악에만 몰입해 즐기기 좋은 공연은 다른 어떤 취미 활동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서 즐기기 좋은 분야”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