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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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락 스피릿’

6월 막 오르는 뮤지컬 ‘스쿨 오브 락’ /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근작 / 흥행 영화 원작 삼은 ‘금수저 뮤지컬’ / 학생들 개개인 사연 조명에 더 집중 / 12곡 새로 만들어… 라이브 연주 백미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근작 ‘스쿨 오브 락’이 국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국내 상륙해 대구·서울을 거쳐 지금은 부산에서 공연 중인 라이온 킹의 뒤를 잇는 오랜만의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이다.

크고 작은 토종 뮤지컬이 명멸하는 공연계에 간만에 바다를 건너온 블록버스터급 신작이 과연 객석에서 얼마나 큰 박수를 받을지 주목된다.

명문 사립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위장 취업 교사 듀이와 함께 스쿨 밴드 활동을 하며 성장하는 뮤지컬 ‘스쿨 오브 락’ 호주 공연의 한 장면. 에스앤코 제공

일단 스쿨 오브 락의 ‘스펙’은 흥행을 보증한다. 2003년 잭 블랙 주연으로 만들어진 원작 영화는 제작비 3500만달러를 들인 B급 영화인데도 잭 블랙의 열연과 재미난 이야기에 힘입어 총 1억3100만달러(약 1563억여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이를 다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에비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등 초대박 뮤지컬을 연달아 만들며 뮤지컬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뮤지컬로 만들었다.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뮤지컬인데 2015년 미국 뉴욕 초연 후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의 저항정신을 보여줬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록 정신을 다시 볼 수 있다”, “나치 없는 ‘사운드 오브 뮤직’이다” 등의 호평을 받았다.

큰 줄거리는 삼류 밴드에서도 쫓겨난, 정열만 가득한 로커 듀이가 호구지책으로 위장 취업한 명문학교에서 만난 초등학생과 스쿨 밴드를 결성해 밴드 경연에 나선다는 내용이다.

수녀원처럼 엄격한 교칙에 눌려있던 얌전한 아이들을 저항정신 가득한 로커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연상시킨다. 레드제플린, 블랙사바스, 딥 퍼플 등 전설적인 록 밴드 음악이 감초로 쓰였다. 여기에 웨버는 “난 아이들과 부모의 이야기를 좀 더 알고 싶다”며 영화에선 비중이 작았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대폭 강화했다.

듀이의 격려로 엄청난 기타 연주 실력과 더 뛰어난 작곡 실력을 발휘하는 잭의 연주 장면. 에스앤코 제공

그 결과 총명하면서 성취 지향적인 소녀 서머는 마뜩잖아 하던 듀이와 스쿨 밴드의 열렬한 매니저가 돼 난관을 돌파하고, 무심한 사업가 부친에게 기가 눌렸던 잭은 스쿨 밴드에서 음악 재능을 발견하며 부친에게 당당히 “나에겐 당신보다 밴드가 더 소중하다”고 외치는 소년이 된다. 잭 블랙이 특유의 캐릭터로 열연한 영화처럼 뮤지컬에서도 듀이가 종횡무진이지만 동성 게이 커플에 입양된 아이로 뛰어난 가창력을 가졌지만 수업 중에 말을 하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용기가 부족하다 밴드의 격려로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게 되는 토미카, 내성적인 첼리스트에서 베이스 기타리스트로 변신하는 케이티 등 11명의 소년 소녀 성장기가 뮤지컬 스쿨 오브 락의 진짜 줄거리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 듀이로 활약하는 배우 코너 존 글룰리는 스쿨 오브 락의 매력에 대해 “뮤지컬에선 듀이를 따라 스쿨 밴드를 결성하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어떤 가정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그들 내면의 불안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며 “따라서 무언가에 맞서는 저항정신의 상징인 록에 아이들이 매료되는 이유가 쉽게 납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쿨 오브 락을 뮤지컬로 제작하면서 웨버는 천재 작곡가로서의 실력도 발휘했다. 영화에선 단 3곡만 갖다 쓰고 14곡을 새로 만들었다. 웨버 노래답게 듀이의 ‘내가 산 정상에 오를 때’(When I Climb to the Top of Mount Rock)를 시작으로 모든 노래는 귀에 차지게 달라붙는다.

특히 베스트 스코어는 음악 수업을 듣는 아이들에게서 음악 재능을 발견한 듀이가 악기 연주, 매니저, 보컬 등의 역할을 맡기며 스쿨 밴드를 결성하는 ‘너는 밴드에 들어왔어’(You’re in the Band)와 1막 끝부분에서 아이들이 듀이와 함께하며 마음속 울분을 분출하는 ‘권위에 저항하라’(Stick it To The Man)다. 끝 무렵에 나오는 밴드 경연 참가곡이자 주제곡인 ‘스쿨 오브 락’ 역시 좋은 선율과 가사, 진행으로 대미를 장식한다. 특히 스쿨 밴드가 직접 선보이는 라이브 연주는 스쿨 오브 락의 하이라이트인데 기타, 드럼, 일렉트로닉 기타, 키보드 연주가 700개 이상의 조명과 함께 200개가 넘는 스피커를 통해 눈앞에서 펼쳐진다. 공연은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다음 달 8일부터 8월25일까지.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