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어른도 아이도 즐거운 ‘말 체험 종합선물세트’

지금 가기 딱 좋은 렛츠런파크 서울/ 전기버스 타고 비밀 공간 누벼보고/ 방목장서 말과 교감하며 추억만들기/ 주말에만 운영하는 글램핑장도 인기/ 가족·연인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

‘다그닥 다그닥’

주말이면 귓전을 울리는 시원한 말발굽 소리에 열광하고, 평일이면 청아한 새소리를 들으며 가족이나 연인이 힐링과 체험을 하루를 즐길 수 있는 수도권의 대표적 공간은 어딜까.

 

‘렛츠런파크 서울’이 답이다. 1.16㎢의 넓은 공간에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달리는 역동적인 말들을 볼 수 있는 경주로와 체험·놀이시설, 박물관, 캠핑장, 산책로까지 갖춘 4계절 전천후 휴게시설이 렛츠런파크다.

 

도박 이미지의 ‘경마장’을 넘어 아이들에게는 말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며 산 지식을 배우는 ‘교육의 공간’이자 어른들에게는 다양한 행사를 통해 생활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5G 시대의 가족형 테마공간’이기도 하다.

◆렛츠런파크로 불리기까지

‘렛츠런파크 서울’은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대로 107에 있다. 1928년 9월20일, 서울 신설동에 경성경마장을 개장하면서 용산과 동대문 등지에서 개최되던 경마경기를 옮겨온 것이 시작이다.

이후 1954년에 서울경마장으로 이름을 바꾸어 뚝섬으로 이전했다. 1988년 7월 현재의 위치에 하계올림픽 경기장으로 준공돼 올림픽경기를 치른 뒤 1989년 9월1일 뚝섬 경마장을 이전해 오면서 과천경마장으로 불렸다. 경마장이라는 명칭이 도박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일자 한국마사회는 이곳을 ‘경마공원’으로 개칭했다가 2014년 현재의 이름인 ‘렛츠런파크 서울’로 명명했다.

렛츠런파크 야간 관람대 전경.

‘렛츠런파크 서울’은 7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지하 1∼지상 6층에 길이 210m, 폭 50m 규모의 경주관람대 2개소와 가족 테마공원인 ‘포니랜드’, 말체험 투어시설인 ‘시크릿 웨이’, 휴게·놀이시설인 놀라운지, 마사박물관, 산책로 등을 갖췄다.

 

주말이면 보통 7만여명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는 데, 현재 사육 중인 말만 2000여마리에 이른다. 경주로는 길이 1.8㎞와 1.6㎞ 길이의 두 갈래 타원형과 1000m 경주를 위한 모래 주로가 있는데, 주로는 안쪽으로 약간의 경사를 줬다. 관람대 앞 경주로 건너편에는 세계 최대규모인 길이 127m의 화상스크린도 설치돼 있다.

렛츠런파크 관람대 앞에 세워져 있는 금동천마상에서 관람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 즐기기

지하철이나 주차장에서 나와 몽골인의 전통천막 가옥인 ‘게르’를 형상화한 게이트를 지나면 관람대 입구에 역동적인 3필의 말과 기수를 형상화한 ‘금동천마상’이 나온다. 이 천마상은 88올림픽 승마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높이 12m의 거대한 상인데, 2016년 376돈의 금박과 금분을 입혀 같은 해 7월1일 개막됐다.

 

이 천마상과 관람대 1층에 자리 잡은 시설이 ‘놀라운지’다. 이곳에는 VR(가상현실) 승마 시뮬레이터를 통해 실감 나게 말을 타고 주로를 달리는 3D형의 승마체험 공간 ‘플레이존’과 초보 경마교육공간인 ‘미이어 홀’, 스타 기수와 스타 경주마를 입체 홀로그램으로 만나는 ‘홀스스토리존’ 및 먹거리 시설이 들어서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좋다. 주문한 음식물을 가지고 바로 관람대로 나가 결승점을 통과하는 말들을 지켜보며 관람객들의 환호 등 열기를 느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렛츠런파크 포니랜드에서 벌어진 어린이를 위한 행사 장면.  

놀라운지에 이어 찾아가는 곳이 ‘시크릿 웨이’다. 말들의 비밀공간이란 뜻인데 평소엔 제한구역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시크릿 웨이’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금동천마상 앞에서 20인승 전기버스를 타야 하는데 놀라운지 데스크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된다. 20명 정원의 이 버스는 해설자가 인솔하는데 가장 먼저 도착하는 곳이 ‘포니하우스’다. 이곳에는 60㎝도 채 안 되는 앙증맞은 말부터 얼굴 크기가 아이만 한 거대한 말까지 만날 수 있는데 먹이를 주고 함께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어서 말 수영장과 워킹머신, 장제소, 말 병원까지 투어버스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며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장제소는 말발굽에 박는 편제(징)를 만드는 곳인데, 직접 제작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투어가 끝나면 버스는 다시 천마상 앞까지 돌아온다.

렛츠런파크 포니랜드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말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 가족단위 테마공원 포니랜드

투어버스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이 ‘포니랜드’다. 포니랜드는 8만6000㎡ 규모로 대표적 테마놀이시설이다.

터널로 된 입장로를 나오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거대한 목마 놀이터다.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다. 아이들과 잠시 사진을 남기고, 입구 오른쪽을 향하면 마치 서부영화의 세트장을 옮겨놓은 것 같은 웨스턴 타운이 나온다. 집과 마차, 대형 시계탑 등 아기자기한 구조물과 아름다운 조경이 색다른 매력을 풍긴다. 여기서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작고 귀여운 포니들과 교감할 수 있는 마방, 그리고 말들이 옹기종기 노니는 방목장이 있어 힐링장소로도 인기가 있다.

포니랜드에서 주말에만 운영하는 글램핑장도 이용빈도가 높은 곳이다. 내부에 탁자와 의자, 안락한 소파 등을 갖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숙박과 취사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들르는 곳이 말박물관이다.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말 관련 역사가 망라돼 있고, 공예품과 마구류 등의 유물과 함께 말 문화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백미는 기획전시실이다. 2009년부터 초대작가전이 이어지고 있는데, 대부분 신예 작가들이 출품한 말 관련 예술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말박물관을 나서면 바로 우측에 렛츠런파크에서 활약한 경주마들의 비석과 목마길로 향하는 산책길이 나온다. 걷기에 딱 좋은 1.2㎞로, 시(視)·청(聽)·후(嗅)·미(味)·촉(觸)의 오감을 느낄 수 있는 테마로 구성됐다. 다양한 나무가 우거진 숲길에는 중간중간 나무의자가 배치돼 쉬어가는 장소로 그만이다. 놀라운지를 시작으로 이곳까지 한 바퀴 여유 있게 도는 시간은 7∼8시간. 하루 전체를 재미있게 보낼 수 있다.

 

과천=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