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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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부 신도시 달래기 나선 김현미… '광역교통' 카드 먹힐까

“서울 3호선 파주, 인천 2호선 일산까지 연장” / 대곡∼소사선 운정신도시까지 연장 운행 / GTX A노선 2023년까지 차질없이 개통 / “2020년 총선에 출마 한다면 일산서 할 것” / 지역주민 “3호선 연장 등 기존 대책 재탕”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안’을 통해 3기 신도시 지정 발표에 반발하는 일산·운정·검단 등 서부 수도권 1·2기 신도시 주민 달래기에 나섰다. 지하철 3호선을 파주까지 연장하는 등 광역전철노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이날 세종특별자치시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서북부 1·2기 신도시는 교통 인프라도 불충분하고 철도망도 분절적이었다. 저 역시 일산에서 출퇴근한 사람으로서 이 불편함에 매우 공감했었다”며 1·2기 신도시를 겨냥한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안’을 제시했다.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고양 일산신도시 연합회와 파주 운정신도시 연합회, 인천 검단신도시 연합회 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3기 신도시 계획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기존 광역전철들을 1·2기 신도시까지 연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일산신도시까지만 들어와 있는 지하철 3호선을 파주 운정신도시까지, 인천지하철 2호선도 한강을 건너 일산신도시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곡∼소사선도 현 대곡역까지 운행하는 것에서 운정신도시까지 연장 운행하기로 했다. 운정신도시에서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을 거쳐 동탄신도시까지 운행하는 GTX A노선도 2023년 말까지 차질없이 개통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김 장관은 “(서북부 광역교통 개선안을 통해) 단절됐던 검단과 김포, 일산이 연결되고 현재 동서방향으로 구축된 전철노선들이 이어지는 등 수도권 서북부 교통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고 말했다. 1·2기 신도시의 문제점을 교통망 부족에서 찾고, 이를 개선해서 신도시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간담회 도중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인해 일산신도시 집값이 1억원 떨어졌다는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서울 집값이 28주째 떨어지고 있는 등 전체적으로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고 있고 일산도 큰 기조에서는 벗어나 있지 않다”며 “이런 기사들은 사실이 아니다. 객관적 현실을 정확히 반영해 달라”고 반박했다.

고양시 부동산 중개업자가 새 신도시 입지로 선정된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천 가구) 일대 지도를 가리키며 수용지역을 설명하고 있다.

김 장관은 “특정 지역에 가야 주거에 대한 희망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국 어디를 살아도 주거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이 그런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산이 지역구인 김 장관은 자신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를 변경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출마를 한다면 일산에서 할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발표된 개선안이 기존에 나왔던 대책의 재탕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하철 3호선 연장안은 2016년 발표된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대곡∼소사선 연장안도 일산역까지 연장하는 것은 국토부와 고양시 등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일산신도시연합회 홈페이지에는 이날 김 장관의 간담회 발언이 공개되자 “새로운 게 전혀 없다. 몇 년째 약속한 것을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는 거 아니냐”, “색다른 게 하나도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들은 25일 3기 신도시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정부 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3기 신도시 입지 발표 이후 불거진 1, 2기 신도시 주민의 광역교통망 확충 요구 등에 대한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한편 김 장관은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나 저 역시 지금과 같은 방식의 준공영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교통연구원, 경기연구원의 공동용역을 통해 새로운 준공영제 모델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공택지 분양가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면서 “지금 분양가가 적정한지 다시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