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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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권, 중국의 북한 압박 위해 ‘한·일 핵무장’ 카드 거론

WT·IAPP·UPF, ‘조 바이든 대통령 팀의 동북아 방문’ 화상 세미나
섀벗 의원 “중국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만수로프 교수 “한·일 핵무장 안 돼… 되레 중국만 자극”
스티브 섀벗 미국 하원의원. C-SPAN 갈무리, News1

중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유도하는 전략 차원에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카드로 중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일보 자매지인 워싱턴타임스(WT)와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천주평화연합(UPF)이 16일(현지시간) 공동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팀의 동북아 방문’을 주제로 개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 공화당 간사인 스티브 섀벗 하원의원(오하이오)은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고,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섀벗 의원은 “중국에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하도록 미국이 용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협상 카드로 이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국 의회를 대표해 섀벗 의원이, 한국 국회를 대표해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이 주제발표를 하고, 댄 버튼과 존 두리틀 전 미 연방 하원의원과 마이클 젠킨스 UPF 인터내셔널 회장, 알렉산더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교수, 가이 테일러 워싱턴 타임스 외교·안보팀장이 발표자로 나섰다.

 

섀벗 의원은 ‘북한이 바이든 대통령 정부와 핵 문제에 관한 합의를 해도 이를 어길 경우에 어떤 대책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제안이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이 밤에 깨어 있도록 겁을 주는 방안은 핵을 가진 일본이나 핵을 가진 한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섀벗 의원은 “우리가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을 도와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 문제를 놓고 한·일과 진지하게 대화를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고 있어 한국과 일본이 스스로 핵무장을 고려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를 했으나 중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의 금융기관을 제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더 만수로프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수학했던 러시아 출신의 알렉산더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교수는 “한·일의 핵무장은 잘못된 옵션이고, 북한 핵 포기 유도 카드로 사용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만수로프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만수로프 교수는 “한·일의 핵무장은 국제적인 비확산 체제를 위협하고, 중국의 핵전력 증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한·일의 핵무장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논의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이고, 재래식 전력으로도 대북 억지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종성 의원은 “한국 정부는 바이든 정부가 외교안보 진용 간 실무협상을 통해 북핵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임 의원은 “바이든 정부가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참여했던 6자 회담의 복원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