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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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기대감에… 서울 아파트값 다시 ‘뜀박질’

규제완화 가능성… 전역서 상승세
노원·강남·양천·영등포구 등 주도
전셋값은 3주 연속 횡보 ‘진정세’
서울 송파구 한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4차 전용 117.9㎡ 4층이 13일 41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1997년 지어진 이 아파트는 지난 2월 40억3000만원(3층)이었는데 두 달 만에 1억4500만원이나 올라 신고가를 고쳐 썼다. 지난해 10월에 마지막 거래된 33억원(5층)에 비하면 8억7500만원이나 오른 금액이다. 현재 이 평형 매물은 최고 45억원짜리까지 나와 있다고 한다.

2·4 주택 공급대책 발표 이후 잠시 숨을 고르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뜀박질을 시작한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후 재건축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이 퍼지면서 현대4차 같은 재건축 단지가 집값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값은 0.07% 올라 일주일 전 0.05%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올해 2월 첫째 주(0.10%) 이후 꾸준히 상승률이 축소되며 지난주 0.05%까지 낮아졌는데, 이번 주 조사에서 10주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운 것이다.

노원구가 지난주 0.09%에서 이번 주 0.17%로 2배 가까이 뛴 것을 비롯해 송파구(0.10%→0.12%)와 강남·서초구(0.08%→0.10%), 양천구(0.07%→0.08%), 영등포구(0.04%→0.07%) 등이 상승을 주도했다. 이들 6개 구는 모두 재건축 시장에서 주요 단지로 꼽는 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특히 서울에서 전주 대비 상승 폭이 축소된 구가 한 곳도 없다는 게 주목된다. 규제완화 가능성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이 특정 재건축단지 밀집 지역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도 이런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렵게 안정세를 잡아가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불안해지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전세가는 전국적으로 진정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3% 오르며 3주 연속 횡보했다. 강남구가 -0.01%로 4주 연속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포구는 3주째 -0.01%, 강동구는 지난주 -0.01%에서 이번 주 -0.02%로 하락 폭을 키웠다.

 

나기천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