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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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혈전 부작용’ 얀센 접종 재개 결정 연기

중단 기간 두고 이견 재논의키로
러 “국내 스푸트니크 V 혈전 없어”
정부 “아직 구매계획에 변경 없어
8월부터 국내서 위탁 생산 예정”
존슨앤드존슨(J&J) 얀센의 코로나19 백신. AP연합뉴스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만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접종 재개 여부 결정을 연기했다.

14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소집된 ACIP 회의에서는 접종 중단 기간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ACIP는 우리의 질병관리청에 해당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구다. 앞서 CDC는 얀센 백신을 맞은 접종자 6명에게서 혈전 증상이 나타나자 13일 미국 내 얀센 백신 접종 중단 권고를 내렸다. 이 중 1명은 사망했다.

이날 ACIP 회의에서는 접종 중단 기간을 두고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위원들은 자료를 더 검토한 뒤 다시 논의를 하기로 했다. 외신들은 7~10일 뒤인 21일 이후에서야 얀센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ACIP 회의가 다시 소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680만회의 얀센 백신이 접종됐다. 이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 등과 달리 1회만 접종하면 면역력이 생기는 효과가 있어 관심을 모았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보건당국은 이날 자국산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는 지금까지 접종 후 혈전 형성과 같은 부작용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팀장 알라 사모일로바는 이날 기자들에게 스푸트니크V 백신 접종자에게서 혈전증이 발견된 사례가 아직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은 스푸트니크V 접종 결과를 공개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보건부에 의해서도 확인됐다고 사모일로바는 강조했다.

러시아 보건당국의 이러한 주장은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처럼 전달체(벡터) 방식 백신에서 주로 혈전증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 문제가 바이러스 벡터 자체의 부작용일 가능성이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스푸트니크V 역시 전달체 방식이기 때문이다.

러시아 의료진이 자국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우리 정부는 백신 구매 계획 변경은 없다고 밝혔다. 백영하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이날 “‘바이러스 벡터’ 계열 백신에 대해 현재로선 구매 계획에 변동이 없다”며 “이상반응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질병관리청은 백신 희귀혈전증에 대한 미국의 결정 상황을 지켜보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백신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정부는 이날 국내 제약사와 해외 제약사 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이 임박했다고 공개했다. 백 팀장은 “8월부터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며 “우리는 국내에 생산 기반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적다”고 말했다.

백신 종류, 제약사, 기술이전 포함 여부 등은 계약 체결 전이라며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확정되지 않은 내용이 정부 당국을 통해 전해지면서 이날 위탁생산 가능성이 거론되는 제약사들 주가가 출렁이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김민서·이진경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