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부실급식 논란 軍 “급식비 1만500원으로 인상”

2022년 하루 8790원서 19.5% 올려
10일부터 중대원 함께 휴가 뒤 격리
훈련병 샤워 컨테이너 등도 확보
휴대전화 앱 기반 신고 채널 검토
서욱 국방부 장관(가운데)이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격리장병 생활 여건 보장을 위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국방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격리된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 논란과 관련, 장병 1인당 하루 급식비 8790원을 내년에 1만500원으로 19.5% 인상하는 등 급식 개선 방안을 추진한다. 국방부는 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부대별로 장병이 선호하는 돼지·닭·오리고기 등의 선호품목을 약 10% 증량한다. 된장찌개에 넣는 우삼겹 등을 구매하는 부대 자율운영부식비를 인상한다.

기본급식비를 내년에 1만5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장병 한 끼 급식비(2930원)가 고등학생 한 끼 급식비(3625원)의 80% 수준에 불과한 점을 고려한 조치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식당은 직영이 대부분이고 식재료는 많은 양을 단체로 구입하므로 고등학생 급식비 정도만 돼도 급식 질을 더 좋게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리얼과 토스트, 커피, 과일, 밥, 간편식 국, 김치 등을 동시에 제공하는 간편 뷔페 조식도 조만간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격리방식과 관련해 군은 중대급 생활관 단위별 휴가를 10일부터 시행, 같은 중대원이 함께 휴가를 다녀와서 함께 격리할 수 있도록 해 기존 생활여건과 편의시설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휴가 통제비율인 병력의 20%를 유지하되, 중대급 이하 단위 부대별로 휴가가 가능한 부대는 35% 이내까지 휴가 비율을 확대 적용한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단위 부대별 휴가 시행이 어려운 경우엔 급수와 난방, 화장실 등 기본 편의제공이 가능한 격리장소를 선정한다. 낡은 격리시설은 보수·개선하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을 점검·지원한다.

최근 문제가 된 훈련병에 대한 과잉방역과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샤워 컨테이너, 이동식 화장실, 옥외 세면장 등을 신속하게 확보할 방침이다. 취침 시 마스크는 원하는 장병만 착용토록 하는 등 인권침해 요소도 개선한다.

7일 경기 남양주시 육군 제1군수지원사령부 예하 6군수지원단을 방문한 급식·피복 모니터링단이 격리 장병용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신고자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휴대전화 앱 기반 신고 채널 신설도 검토된다. 병사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제보로 코로나19 과잉방역·부실급식 문제가 공론화된 것에 따른 조치다.

병사들의 잇따른 SNS 제보에 직면한 군이 다양한 개선안을 내놓았지만, 근본적 대책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급식 문제에 대해 군은 ‘정량 및 균형배식’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간부 중심 배식관리를 강화한다는 입장이나, 일선 간부들의 관심 정도에 따라 부대별 편차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별도 신고 채널을 신설해도 익명성 보장에 대한 병사들의 신뢰가 없다면 이용 횟수가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