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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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前 경기부지사 측근 구속영장 기각…“도주 가능성 작아”

檢, 아태협 회장 소환…쌍방울 후원 경위 등 물어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근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화영 킨텍스 대표이사(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뉴시스

25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이 법원의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업무상 횡령 방조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측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판사는 “구속의 상당성이나 도주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소명되지 않았다”며 “피의자는 현재 노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어 도주 가능성이 작고, 증거인멸의 염려보다는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앞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관련자들에 비해 현재까지 소명된 피의자의 역할과 지위가 높지 않은 점, 피의자가 체포되기까지 경과와 압수수색 경과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수원지검 형사6부는 쌍방울에 실제 근무하지 않았는데도 월급 명목으로 900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검찰에 체포됐던 A씨는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게 됐다.

사진=뉴스1

검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도 청구한 상태다. 또 이 대표 등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쌍방울 부회장 B씨에게도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대표와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7일 오전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2017년 3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쌍방울 사외이사를 지낸 뒤 2018년 8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역임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평화부지사를 맡은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사용 등 명목으로 2억여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쌍방울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를 벌이는 수원지검은 경기도와 대북 행사를 공동 개최한 민간단체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회장도 최근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

쌍방울이 2018∼2019년 당시 행사 비용 수억원을 지원했는데, 이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없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아태협 회장 C씨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전날 아태협 직원 D씨를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에게 아태협이 경기도와 추진한 대북 교류 사업을 쌍방울이 후원하게 된 경위 등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검찰은 정치권에서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고발 사건 등을 쌍방울에 대한 여러 갈래 수사와 짝지어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이 발행한 전환사채, 쌍방울 관계회사가 보유한 계열사들의 전환사채 발행 및 매도 과정에서 횡령, 배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사실이 있는지 등이다.

 

이를 위해 해외에 체류 중인 쌍방울 전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임직원의 신병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