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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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째 ‘잠 못 드는’ 서울… 2018년 ‘26일’ 기록 넘어설까

“23일까지 최저기온 25도 이상”
‘최악 더위’ 2018년 기록 경신할 듯
북태평양·티베트 이중 고기압 탓
한반도 이불처럼 덮어서 열 가둬

정부, 파주 등 특별재난지역 추가

올해 서울 열대야가 역대 사상 최장기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뜨거운 여름을 사실상 마무리하는 절기인 말복(14일)을 지나서도 밤낮을 가리지 않는 폭염의 기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밤과 이날 오전 사이 서울 최저기온이 28.1도를 기록해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서울은 7월21일 이후 23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2018년(26일)과 1994년(24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긴 기록이다.

한강서 더위 식히는 시민들 연일 열대야가 이어지는 가운데 13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달빛무지개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최상수 기자

현재 기압계 흐름대로라면 이번 주말인 17일 밤, 종전 26일 연속 열대야 기록을 넘어서고 이후 기록 경신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기상청은 14~15일 서울 최저기온을 27도, 16~17일은 26도로 예보했다. 또 기상청이 이날 오전 발표한 중기예보에 따르면 이달 23일까지 서울 지역 최저기온은 내내 25∼26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역대 최장’ 기록 경신 뒤에도 열대야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갖가지 기록을 경신하며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에도 올해와 동일하게 서울 열대야가 7월21일 시작됐지만, 8월17일을 기해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저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는 8월 중순 이후에도 한동안 밤사이 고온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 물빛광장을 찾은 한 시민이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뉴시스

올해 유별나게 높은 밤 기온은 한반도 상공에 단단하게 자리 잡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두 고기압이 이중으로 놓여 열을 이불처럼 가두고 있다. 여기에 강원 영동을 통해 불어 들어오는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며 고온 건조해져, 수도권을 포함한 영서 지방에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정부는 집중호우 특별재난지역을 추가로 선포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집중호우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경기 파주시 법원읍·적성면·장단면, 충남 당진시 면천면 등 2개 지방자치단체, 4개 읍·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한 11개 지방자치단체를 지난달 15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특별재난지역으로 우선 선포한 데 이어 지난달 중순 발생한 집중호우 피해 지역에 대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전수 정밀 조사 결과를 반영해 추가로 선포한 것이다.


이규희·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