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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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골이가 당뇨와 고혈압에 미치는 영향?

수면무호흡증 ②

수면무호흡을 ‘단순 코골이’나 잠 깨는 과정에서 ‘컥컥’이는 소리 때문에 소음 문제로만 인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합병증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가장 단적으로는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수면 부족으로 일과 시간 졸음과 피로, 업무 지장 등이 있지만, 이는 표면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수면 시간에는 뇌가 완전히 꺼지는 ‘셧다운’이 돼야 한다. 그러나 수면무호흡이 생기면 이를 감지하는 ‘센서’가 작동하면서 뇌가 계속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는 것이 문제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지난 23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뇌는 전체 무게의 2%밖에 안되지만 30%의 포도당과 산소를 꺼내쓰는 곳”이라며 “원래 뇌가 셧다운되면 에너지를 쓸 게 없으니 심장이 느리게 뛰면서 야간에는 혈압 낮아지는 것이 보통인데,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밤에도 뇌가 깨면서 심장이 밤에도 활발하게 활동, 신부전과 부정맥이 오는데 영향을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만으로 상기도가 더욱 좁아졌다거나, 나이가 들어 혀뿌리 근육이 노화되어 더욱 처지는 경우, 폐경하면서 에스트로젠 분비 감소로 근육의 탄력이 줄어든 경우, 혀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턱을 가진 경우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쉽다”며 “심하면 1∼2분 이상 숨을 쉬지 않거나, 하룻밤 새 350회씩 숨이 멈추는 경우도 있어 급사의 위험이 일반인보다 2∼3배 높은 만큼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이렇게 밤사이 쉬어야 할 뇌가 움직이면서 포도당을 꺼내쓰게 되면 밤에 당이 높아지며 인슐린이 따라 올라가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당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심근경색, 부정맥 등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의 발생이 3~4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으로 인한 급사 가능성도 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은 많은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 등 활동을 할 때 온다. 그러나 잠을 잘 때는 심장이 느리게 뛰며 상대적으로 그 부담이 적다. 그런데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시거나, 수면제를 먹거나, 너무 피곤한 경우 등이 반복되면서 숨을 안 쉴 때 잠을 깨워줘야 할 ‘센서’가 반응을 하지 않게 돼 급사의 위험이 높아지는 겁니다. 그래서 보통 수면무호흡증이 있는 사람의 경우 돌연사 위험률은 2∼3배로 봅니다.” 

 

무턱 등 ‘해부학적’ 이유와 노화로 인한 근육의 늘어짐은 어쩔 수 없지만, 환자가 조절이 가능한 요인들도 있다. 바로 비만과 음주, 흡연 등이다. 

 

신 교수는 “일단 체중 관리를 통해 체질량지수(BMI)가 25㎏/㎡ 이하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젊은 층의 경우 비만을 줄이면 급격하게 수면무호흡이 호전되기도 한다”며 “또 흡연의 경우는 담배가 각성을 일으키는 물질이기도 하지만, 구강 건조를 일으켜 입안을 끈적끈적하게 해서 수면무호흡이 더욱 잘 발생하게 할 수 있는 만큼 음주와 함께 자제하는 것이 수면무호흡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