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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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2024년 해외 건설수주 1조弗 달성 ‘빨간불’

1분기 수주 1년 전보다 10%↓
유가·자재값 급등 악영향 우려
정부, 지원팀 신설 등 대책 마련

정부의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목표 1조달러 올해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의 전통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서 지정학 리스크가 커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28일 해외건설협회의 ‘2024년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누적 해외수주액은 55억2000만달러다.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어든 액수다. 지난해 총 333억1399만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초 정부 목표였던 올해 500억달러는 고사하고 해외건설 수주액 누계 1조달러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1분기를 포함한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은 9693억4931만달러로 목표치 달성까지 300억달러가량 남아 있다.

2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내 라파의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해 무너진 건물에 한 아이가 서 있다. 신화연합뉴스

특히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격화되고 있는 갈등이 국내 건설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역내 불안이 커질 경우 건설 수주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고, 유가 급등에 따른 자재값 인상까지 우려되기 때문이다.

누적 1조달러 목표 달성에 중동이 차지하는 의미를 돌이켜보면 이 같은 우려는 더 커진다. 해외건설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동 지역 수주액은 전년 동기(12억달러)의 두 배인 24억달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이렇게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한 중동 지역의 초대형 프로젝트는 최근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로 시름에 빠진 국내 건설업계에 ‘단비’가 돼 왔으나 전쟁이라는 외부변수로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정부는 각종 해외건설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4일 ‘해외도시개발전략지원팀’을 신설했다. 공적개발원조(ODA) 같은 정부의 정책지원 프로그램과 협력 국가의 도시개발사업 수주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인구 증가와 이에 따른 도시개발이 예상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신도시 개발이 주목표다. 해외건설 수주 지원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심층정보 분석 사업도 확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고 업계도 해외사업 수주에 적극적이어서 이스라엘·이란발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