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전 총리 “일본은 위안부 무한책임 져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서울 연세대에서 ‘한반도의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뉴시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인들이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12일 오후 서울 연세대에서 ‘한반도의 신시대와 동아시아의 공생’이라는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상처받은 이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본 철학자 우치다 타츠루의 ‘무한책임’이라는 표현을 언급하면서 “이 생각을 일본이 항상 가지고 있다면 언젠가는 위안부 여러분도 일본의 사죄하는 마음을 이해했다고 이야기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 2월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왕의 사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한국 입장에선 납득되는 발언이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일왕을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실례라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위안부 문제 외에도 일제 강점기 징용문제 등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1991년 야나이 슌지 당시 외무성 조약국장이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라는 것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며 “이 부분은 어떤 의미에서 정부의 공식견해였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견해가 어딘가에서 사라졌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회는 하토야마 전 총리가 저서 ’탈대일본주의’의 한국 출간을 기념해 방한하면서 이뤄졌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과 이경태 연세대 국제 캠퍼스 부총장 등이 강연회에 함꼐했고,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93대 일본 총리를 역임했다.

 

총리 시절 부인과 노모가 한류 팬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히는 등 한국에 호의적인 일본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퇴임 후에도 꾸준히 한국을 찾아 일본 정부를 상대로 위안부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