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대구는 아직 충분히 안전하지 않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를 선언하고 나선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뒷북 행정’이란 비판이 나왔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게 ‘안전’인데 권 시장이 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이란 이유에서 좀 당파적으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진련(사진)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구시의회 의원은 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구시가 ‘대중교통 등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벌금 300만원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행정명령 발동을 예고한 것에 대해 “시민들한테 강압적이고 고압적으로 보이는 행정명령을 발동할 때가 아니고 심리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권영진 대구시장의 보여주기식 행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의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대구에선 이미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쓰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벌금 300만원을 물리느니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란 데 이 시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대구는 생활방역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 자가격리하면서 고생을 해왔던 부분이 있다”며 “지금보다 더 강도를 높인다거나 행정명령을 발동해서 사람들을 위축하게 만든 다는 것은 시민들을 믿지 못한다는 것으로 뒷북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하시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사회적 약자인데 사회적 약자를 볼모로 잡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공감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이 시의원과 권 시장은 약간의 ‘악연’이 있다. 지난 3월26일 권 시장은 예산안을 논의하는 시의회에 출석해 약 1시간30분 동안 자리를 지키며 예산안 처리를 지켜봤다. 이후 예산안이 통과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이 시의원이 권 시장을 따라가며 긴급생계자금 지급 문제를 놓고 항의했다. 긴급생계자금 지급을 4·15 총선 이후에 하겠다는 대구시 방침에 반발해 지급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계속 항의를 듣던 권 시장은 본회의장을 나간 직후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권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0일 넘게 사무실에서 야전침대 생활을 해 정신적으로 많이 피곤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