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FC서울 입단 최종 합의… 재협상 우여곡절 끝 친정팀 복귀

20일 메디컬 테스트 진행 이후 계약 마무리… 공식 발표 예정

2020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 1월 프로축구 K리그는 한 레전드의 복귀 소식으로 떠들썩했다. 바로 기성용(31·사진)이 그 주인공. FC서울에서 2009년 유럽에 진출했던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뉴캐슬에서 활약이 지지부진하자 K리그 유턴을 선택했고, 서울이 유력한 행선지로 언급됐다. 친정팀과의 의리뿐 아니라 2009년 스코틀랜드리그의 글래스고 셀틱으로 이적할 때 ‘국내 복귀 시 우선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던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서울과 기성용은 협상 테이블에서 연봉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우선협상 조항까지 걸림돌이 돼 리그 내 타 팀으로의 이적도 여의치 않았다. 여기에 협상 과정에서 기성용이 구단 측의 무성의한 태도에 감정적 상처까지 받으며 서울뿐 아니라 리그 전체 팬들을 기대케 한 레전드의 복귀는 결국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6개월여 만에 기성용의 복귀가 현실화됐다. 서울이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성용과 입단 계약 조건에 상호 최종 합의했다”면서 “오는 20일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한 뒤 계약 절차를 마무리하고 입단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과의 협상 불발 후 K리그 복귀가 힘들어진 기성용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마요르카와 6개월 단기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에 부상까지 겹치며 제대로 적응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지난 6월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이후 2주간의 자가격리에 돌입하면서 서울과 재협상에 나섰다. 서울도 이번에는 팀 내 최고 대우를 약속하며 성의를 보였다. 여기에 협상 과정에서 1월 생겼던 오해도 대부분 풀리며 일사천리로 진행돼 결국 합의에 이르렀다.

기성용의 복귀는 서울에 ‘천군만마’가 될 전망이다. 서울은 이번 시즌 3승1무8패(승점 10)로 리그 10위까지 추락해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두 시즌 전 리그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던 굴욕이 재현될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후방 공격 조율과 수비 지휘 등 팀 공수 전반에 영향을 미칠 기성용의 가세는 반전의 계기가 될만하다. 특히,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으며 보여준 기성용의 리더십이 서울에서도 발휘된다면 선수단 전체 경기력에도 시너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